"올림픽, 국민 화합·단합 계기 되길"

하권익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

2008-08-01     김연환
【서울=뉴시스헬스】김연환 기자 = "아프지 않은 것처럼 해. 별것 아닌 것처럼…. 설령 경기 중 어깨가 조금 더 다친다 해도 완전 정상으로 만들어 줄 자신 있네. 안심하고 뛰게!"

하권익 위원장(69세, 남, 마디병원장)은 1984년 LA올림픽 유도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당시 예상치 못한 어깨 부상을 입은 하형주 선수와의 급박했던 대화 내용을 이렇게 전했다.

부상에 의한 심적 부담을 덜게 된 하 선수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어깨부상을 날려버리는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온 국민의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하 위원장은 "하 선수가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달려와 감독보다 먼저 끌어안으며 '박사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던 순간의 감동과 보람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인 하 위원장은 1976년 대한배구협회 팀 닥터로 체육계 의무책임자로 첫발을 들여 선수들의 부상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1981년 우리나라 최초로 대한스포츠의학회(당시 스포츠임상의학회)를 창립해 1~2대 회장을 역임했다.

1982년에는 뉴델리 아시안 게임 한국선수단 의무책임자로 참가하면서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하 위원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으로서 올림픽의무단, 태릉선수촌의무실, 태릉선수촌의과학팀 등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렇듯 지난 32년간 국가대표선수들의 건강을 체크해온 하 위원장의 선수단 관리는 노련하다. 하 위원장은 선수들의 몸 상태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관리와 팀 분위기 유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침체된 분위기로 이동 중이던 여자 필드하키팀 선수들에게 재미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 시합에서의 낙승을 뒷받침 했다는 하 위원장의 재치는 의료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이밖에 하 위원장은 "의무위원들은 피가 마르는 것 같은 경기 속에서 그 흐름을 잘 파악해 코칭스텝들의 의중과 선수보호 사이에서 승리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코칭스텝들이 전략적으로 시간을 끌어야 한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운동장에 쓰러진 선수의 치료를 요령 것 지연시키는 등의 경우가 가장 비근한 사례로 꼽힌다고 하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번 북경올림픽에도 의사 3명,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올림픽의무단이 파견된다.

2004년 올림픽 종합 9위에 빛나는 대한민국올림픽선수단의 위용에 걸맞지 않는 규모로 보일 수도 있지만 허용 임원진 수의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 위원장은 "우리나라 올림픽의무단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단 의무실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24시간 선수 건강관리 시스템을 차질 없이 운영하는 동시에 경기 현장과 의무실 그리고 북경올림픽선수촌병원과 조화롭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 위원장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태능선수촌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긴장감, 사기충천'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 위원장은 "피땀 어린 훈련을 한 선수와 감독들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의무위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며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한 만큼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을 대표한 가장 건강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하 위원장은 "북경올림픽 기간 동안 스포츠라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통해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단합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어려운 과정에서도 단합한 팀이 결국 경기에서도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