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현상 대구까지 확산…식수원 위협

2012-08-06     박광일 기자
【대구=뉴시스】박광일 기자 = 낙동강 하류에서 주로 발생했던 심각한 녹조현상이 대구 인근 중상류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녹조현상의 주요 원인이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로 밝혀져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6일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3일 자체 현장조사 결과 대구 달성군 낙동강 강정고령보 아래 사문진교 부근까지 녹조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6월 경남 창녕군과 함안군에 걸쳐 건설된 창녕함안보 인근에서 발생한 녹조가 경북 고령군과 대구 달성군 일대까지 북상한 것이다.

또 최근 녹색연합에서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유역에서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녹조의 원인 물질은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립환경과학원로 자료를 통해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 '맹독성으로 인해 미량으로도 치사에 도달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한 남조류의 독성은 사람 뿐 아니라 가축과 어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등 세계적으로 공통된 피해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1990년대 캐나다의 오리 및 물새류 수 만마리 폐사, 198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집단 피부질환 발병 등 피해 사례가 남조류의 독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1995년 부산의 화명정수장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이후 부산의 모든 정수장에 녹조를 정수하는 시설인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했다.

문제는 이처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남조류가 북상하고 있지만 대구경북 지역의 일부 정수장의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구미광역정수장과 상주 도남정수장, 예천 풍양정수장, 지보정수장의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일일 처리용량 40만t 규모인 구미광역정수장의 경우 오는 2014년 준공을 목표로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단체 측은 남조류가 계속 북상할 경우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취수장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지역 주민들이 독성 조류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독성 조류 및 녹조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4대강 사업에 따른 낙동강 유역 8개 보 건설을 꼽았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듯 거대한 8개 보로 막힌 강물이 조류의 대량증식 사태를 불러오고 있다"며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남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할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독성 조류 이상 증식 사태 원인 규명 및 안전 대책 마련 ▲4대강 보 수문 즉각 개방 ▲4대강 보 단계적 해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올해 104년 만의 가뭄과 폭염 등 예년에 비해 기후가 다르다"며 "단순히 보 건설 때문에 조류가 발생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독성 조류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시스티스가 항상 독성물질을 내뿜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 여건에 따라 다르다"며 "지난 6월 조류 대량 발생 당시 낙동강 물환경연구소에서 시료를 채취해 현재 독성물질 함유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해당 유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보 방류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련 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pgi021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