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빛에너지를 피부 속까지 전달하는 방법 개발

2012-08-01     송윤세 기자
【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빛 에너지를 피부 속 깊은 곳까지 그대로 전달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빛을 이용한 질병진단방법이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원식(38) 고려대 교수팀이 복잡한 매질(파동을 전달시키는 물질) 내부에 강한 보강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을 일으키는 공명모드를 찾아내 이 공명모드에 해당하는 빛을 쏘아 빛의 투과 에너지를 최대화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보강간섭이란 같은 위상의 두 파동이 중첩될 때 일어나는 간섭으로,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이 만나 합성파의 진폭이 2배로 커지는 것이다.

박 교수 외에 박규환(53) 고려대 교수, 김재순(56) 명지대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광학 및 포토닉스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온라인판에 22일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피부와 같이 내부 구조가 복잡한 매질은 들어오는 빛의 대부분을 그대로 반사시키고, 극히 적은 양의 빛(10% 이하)만을 투과시킨다. 따라서 빛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매질을 손상시키지 않고 빛 에너지를 원하는 깊이까지 그대로 전달하는 기술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우선 연구팀은 매우 작은(나노) 입자로 구성된 복잡한 매질을 높은 투과도로 통과할 수 있는 특정한 빛의 패턴을 찾아냈다.

그 후 액정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장치로 특정한 패턴의 빛을 만든 후 복잡한 매질에 쏘이자, 복잡한 매질 속을 투과하는 빛이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까지(기존의 4배) 증폭시키는 실험을 처음으로 성공했다.

또 이 연구결과는 광열 치료와 광역학 치료 등 피부의 손상 없이 높은 빛 에너지가 피부 속으로 전달돼야만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광 치료기술에 모두 적용할 수 있어, 향후 빛을 이용한 암세포치료 등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제1저자인 김문석 박사를 비롯해 최영운, 최원준 박사 등 최근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토종 신진박사들이 중심이 돼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30년간 물리학에서 이론적으로만 예측됐던 복잡 매질 속 공명모드의 존재를 가장 직접적으로 증명한 연구로, 앞으로 복잡 매질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nat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