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이요, 나만의 극복노하우 찾아보세요"

2012-07-27     송윤세 기자
【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회사원 박주영(37·서울 강동구 길동)씨는 여름만 되면 모든 것을 뒤로하고 꼭 가는 곳이 있다.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에 따른 후유증을 없애기 위해 동네 인근 권투체육관을 찾는다. 오랜 사무실 근무로 본의 아니게 만성두통 등 냉방병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땀을 흠뻑 빼고 나면 두통 등이 감쪽같이 사라진다는 게 박 씨 지론이다.

박 씨처럼 여름에 더위가 아닌 추위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로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생겨난 '냉방병'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평균 36.5℃로 체온을 유지해 체온이 올라가면 땀을 내 체온을 내리고, 체온이 내려가면 열을 뺏기지 않기 위해 피부면적을 작게 한다.

하지만 날씨가 덥다고 에어컨을 세게 틀면 몸이 지나치게 차가워져 체온 조절을 위한 땀이 나지 않아 수분 방출의 균형이 깨지고, 혈액순환의 장애가 생겨 몸에 이상이 온다.

특히 에어컨을 지나치게 많이 쐬거나 밀폐된 빌딩 내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로 인해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냉방병의 또다른 원인은 레지오날레균 때문이다. 이 균은 에어컨에 연결된 수로에서 자라난 레지오날레균이 인체에 침입해 사람을 병나게 할 수 있다. 처음에는 기침, 몸살, 두통처럼 감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폐렴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성인병 환자 또는 노약자들이 잘 걸린다.

냉방병에 걸리면 흔히 어지럼증을 느낀다. 현기증을 느끼며 몸이 나른해지는 이유는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기능이 흐트러져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서다.

허리나 어깨가 뻐근하고 결리는 관절통은 몸이 차가워지면서 체내의 혈액 순환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에어컨 바람이 추워 몸을 웅크리거나 같은 자세로 오래 일할 때 더 심해진다.

소화불량과 하복부 불쾌감, 설사 등 위장장애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몸이 차가워지면서 장기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대장의 연동운동 기능이 떨어져서다. 이럴 때는 배뿐 아니라 허리나 다리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으므로 따뜻한 물이나 보리차에 설탕을 첨가해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이밖에 몸이 차가워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몸에서 불필요한 물질이 밖으로 나가지 못해 손이나 발, 얼굴 등이 붓는 '부종'도 생길 수 있다. 신장 기능까지 떨어져 수분을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면 전신이 붓기도 한다.

냉방병으로 고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밖에서 들어왔을 때 오싹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실내외 온도차를 5℃ 안팎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장시간 에어컨이 켜진 사무실에서 일할 때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긴 소매 겉옷을 걸치는 것이 좋다. 1~2시간마다 팔다리를 펴주거나 기지개를 펴주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해주는 것도 혈액순환 촉진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차가운 음식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음료수도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마시기보다 잠시 실온에 둔 뒤 마시는 것이 좋다.

한국건강관리협회는 "냉방병은 몸이 허약할수록 잘 걸리므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잠자는 시간과 식사시간을 잘 지키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도록 노력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반신욕과 족욕도 일주일에 서너 번 정도 해주면 냉방병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knat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