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해적과의 협상은 없다 오직 근절 뿐"

2008-11-22     정옥주
【오슬로(노르웨이)=AP/뉴시스】정옥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해적들과의 타협 과정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뿌리째 뽑아내는 것 뿐”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지난 15일 미 해군 항공모함과 맞먹는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유조선 시리우스 스타호를 케냐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남동쪽으로 약 833km 떨어진 인도양에서 납치했다.

시리우스 스타호는 25명의 선원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일일 생산량의 4분의 1인 200만 배럴의 원유(1억달러 상당)를 적재돼 있었으며, 특히 이 같은 공격은 해적들이 통상 활동하는 해역에서 훨씬 벗어난 먼 바다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해적들의 공격이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사우드 알-파이잘 왕자는 이날 오슬로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적 행위는 어떠한 방법이나 수단으로도 교섭하거나 또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리즘과 같이 해적 행위는 근절해야할 악이다. 국제사회가 모두 힘을 모아 해적 소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 정부는 해적들과 어떠한 교섭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조선 소유주들과 해적들과의 몸값 협상에 대해서는 “이번 사안의 최종 결정자는 유조선의 소유주들”이라며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알-파이잘 왕자는 지난 19일 로마에서 유조선의 소유주들이 해적들과 몸값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두 외무장관은 또 올해 80건 이상의 피랍 사건이 발생한 홍해에서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한 국제테스크포스 팀을 위해 선박을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