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암컷이 수컷보다 수다스러워"…
2008-11-20 정진하
영국 런던 렘튼(Roehampton) 대학의 나탈리 그리노 박사 연구팀은 최근 푸에르토리코의 카오 산티아고섬에 서식하는 짧은꼬리원숭이를 3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암컷들이 수컷들보다 훨씬 더 많은 소리를 내고, 다른 개체들과도 더 많은 소리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들 원숭이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이 으르렁대거나 속삭이는 소리, 대화하는 소리의 횟수를 기록했다. 포획자가 있거나 음식이 앞에 있는 경우와 같이 이들의 생존과 직결된 상황에 있을 때의 소리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 결과 암컷 원숭이들은 수컷에 비해 13배나 많은 호의적인 소리를 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수다' 상대로는 수컷보다 다른 암컷들을 훨씬 선호했다.
연구팀은 "한 집단에 머무르는 암컷들의 경우, 다른 개체들과 장기적이고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암컷들은 또 자신의 새끼를 돌보는 데 있어서 다른 암컷들의 도움을 받는 경향이 있다.
반면 수컷 원숭이들의 경우 일생동안 여러 집단을 전전하며 암컷과 수컷을 특별히 가리지 않고 비슷한 빈도로 대화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암컷들이 폭넓은 네트워크 유지를 위해 수컷에 비해 더 많은 성대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에서 성별에 따른 커뮤니케이션의 차이가 밝혀진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 저널 '뉴사이언티스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