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 '호들갑' VS 가래떡데이 '시큰둥'

제과업체 이벤트 실시…'농업인의 날' 농민들 씁쓸

2008-11-11     장정삼
【청주=뉴시스】장정삼 기자 = 11월11일은 무슨 날일까?

'1'이란 숫자가 네 번 연달아 겹쳐진 이날은 유치원생부터 초·중·고·대학생과 연인들 사이에서는 막대형 과자와 그 모양이 흡사하다 해 '빼빼로데이'라 불리는 인기있는 기념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빼빼로 데이는 1994년 부산의 여중생들이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빼빼로처럼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빼빼로를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원조 빼빼로의 제조사가 판촉을 위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제과업체와 유통업체는 11월 들어서면 빼빼로데이 특수를 노린 각종 판촉 이벤트로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특히 초등학생들의 경우 전날부터 각 제과·유통 매장에 마련된 스틱류 제과 판매대로 몰려 들어 친구 또는 교사들에게 줄 과자를 준비하는라 장사진을 이룬다. 당연히 11일 충북 청주시내 등교하는 어린이들의 손마다 갖가지 과자, 사탕류가 쥐어져 있었다.

반면 정부는 11월11일을 한자로 바꾸면 '十一月 十一日'로 아래로 쓸 경우 '土월 土일'이 됨에 따라 '土(흙)'는 농업의 터전이라는 의미에서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고 전해진다.

몇몇 의식있는 사람들이 '농업인의 날'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2006년부터 '가래떡데이'라는 새로운 날을 만들어 기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세대들은 농업의 필요성과 농민들의 땀의 고마움을 잘 모르는게 현실이다.

가래떡데이는 고사하고, 농업인의 날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반응 뿐이다.

이날 청주시쌀전업농연합회는 농산물 소비촉진과 친환경 영농자재 등을 지원한 시에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 햅쌀 240㎏으로 가래떡을 빚어 전달했다.

그러나 다른 기관·단체 등은 '가래떡데이'를 기억하는 건 고사하고 '농업인의 날'을 기리는 특별한 행사조차 열리지 않는 등 농민들을 씁쓸케 했다.

오히려 일부 사무실에서는 스틱류 등 과자를 돌려 나눠먹는 모습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었다.

<관련사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