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들은 남자보다 추위를 잘 탈까?"-英 더 타임스

2008-11-10     정진하
【서울=뉴시스】정진하 기자 = 거리를 걷다보면, 여자의 어깨에 자신의 자켓을 걸쳐준 뒤 셔츠 바람으로 걷는 남자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진짜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추위를 잘 타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그런 것일까? 영국 더 타임스 온라인판은 8일(현지시간)자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의문에 대한 답변과 과학적 설명을 제시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성은 실제로 남성보다 추위를 잘 느낀다. 추위에 대한 느낌은 손과 발 등과 같은 신체 말단의 온도에 의해 좌우되는 데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신체 말단의 온도가 낮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차이는 역설적으로 여성의 열 비축 효율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에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신체의 열을 보호하는 지방층이 남성보다 더 고르게 분포돼 있으며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해 핵심적인 중요 기관들에 대한 혈액의 공급도 남성보다 더 원할하다. 하지만 그 결과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손과 발에는 혈액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이에 따라 신체 말단에 집중된 온도 센서들이 자극돼 '춥다'는 느낌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몸에 필수적인 내장기관의 온도는 외부 온도와 거의 관계 없이 37℃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추위를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의 바깥에 위치한 피부의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면 여성은 왜 남성보다 효율적인 열비축 시스템을 갖추게 된 것일까? 과학자들은 남성보다 지방과 근육이 적은 여성이 생존을 위해 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적응해 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따라 추위를 더 느끼기도 덜 느끼기도 한다. 2001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신체 온도는 배란 직후인 황체기에 평소보다 1℃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외에도 추위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의 신체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피곤할 경우 추위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아지게 돼 추위를 잘 타게 된다. 또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몸에 지방이 많은 뚱뚱한 사람들은 피부의 두꺼운 지방층이 열 전도율을 떨어뜨리며 신체 말단의 온도가 낮은 경향을 보인다.

아울러 흡연자들의 경우에도 혈액 순환이 떨어져 손 발의 온도가 낮다. 반대로 평소 운동을 많이 해 원활한 혈액 순환을 보이는 사람들의 경우 다른 이들보다 추위에도 강한 경향을 보인다.

미국 포츠머츠 대학의 마이크 팁톤 교수는 인간이 추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관련 "사람은 원래 적도에서 진화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간 열대성 동물"이라며 "단지 옷을 입고, 집을 짓고 불을 만드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환경에 적응해가는 방식을 터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