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살자, 10년째 3만명대…'건강 문제'가 절반 이상

2008-10-31     정진하
【서울=뉴시스】정진하 기자 = '자살대국' 일본의 자살자 절반 이상은 건강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2008년판 자살대책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자살자수는 전년 대비 938명 증가한 3만 3093명으로 역대 2번째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일본 산케이 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의 자살자수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해서 3만명을 넘어섰다. 일본의 자살률은 10만명 당 23.7명으로 G7(주요 7개국) 국가 중 1위다.

자살 원인으로는 건강문제가 63.3%로 가장 많았으며 '경제·생활' '가정문제' 등이 각각 31.5%, 16.2%로 그 뒤를 이었다.

연령층으로는 남성의 경우 55~64세의 중장년층이, 여성의 경우 75세 이상의 노년층이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장년 이상의 남성 자살자 수가 크게 늘어 소위 '황혼 이혼'으로 가족을 잃거나 퇴직한 남성들이 자살을 돌파구로 선택하는 경향이 컸음을 보여줬다.

자살자의 직업으로는 '무직'이 57.4%로 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피고용자·월급쟁이'가 27.7%로 그 뒤를 이었다.

장소는 자택이 54.7%로 가장 많았으며 요일별로는 월요일에 자살이 가장 빈번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내각회의에 앞서 자살 종합 대책 회의를 열고 '자살대책 가속화 계획'을 채택했다.

이 계획에는 ▲황화 수소의 제조 방법 등 자살에 사용될 수 있는 유해정보를 인터넷에서 삭제하고 ▲인터넷 상의 유해 정보를 검색하기 위한 기술의 개발 및 청소년에 대한 필터링 기능의 보급 ▲집단 자살 사태를 막기 위한 긴급 통보 체제의 정비 ▲시읍면의 자살 대책 담당 부서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