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목소리 되찾은 美여성…세계 최초 후두 및 기관 동시 이식 성공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미국의 한 50대 여성이 세계 최초로 후두와 기관 동시이식 수술을 통해 11년 간 잃어버렸던 목소리를 되찾았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렌다 젠슨이라는 52살의 이 여성은 "삶을 되찾았다며 이는 기적이다. 이러한 기회를 얻은 나는 정말 축복받은 사람이다. 다시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나는 물론 내 가족과 친지들 모두 기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후두 이식 수술은 지난 1998년 클리블랜드에서 단 한 번 실시된 바 있어 젠슨은 후두 이식 수술을 받은 두 번째 환자이지만 후두와 기관을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은 젠슨이 사상 처음이다.
젠슨은 지난 1999년 수술 도중 후두가 손상돼 말을 할 수 없게 됐고 11년 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잃은 채 전자 후두에 의존해 살아왔다. 게다가 기관마저 손상돼 그녀는 자주 목구멍에 상처를 입었으며 호흡 곤란 증세마저 겪어야 했다. 또 음식을 삼키는 것도 힘들었고 냄새도 제대로 식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젠슨은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 병원에서 후두와 기관 이식수술을 받았다. 18시간에 걸친 대수술에서 젠슨은 자신의 후두와 기관 6㎝를 절제한 후 기증자의 후두와 기관을 이식받는데 성공했다.
수술 후 13일만에 젠슨은 11년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녀가 한 첫마디는 "좋은 아침이다. 나는 이제 집으로 가고 싶다"(Good morning. I want to go home,)이었다.
이제는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말을 할 수 있게 된 젠슨은 지금 음식을 삼키는 것을 훈련하고 있다. 그녀는 "나에게 있어 매일 매일이 새로운 시작이다. 새 후두를 사용하고 음식을 삼키기 위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술에 참여했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마틴 버찰 교수는 "후두는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신경근육기관"이라고 말했다.
후두 이식은 삶을 변화시킬 수는 있지만 생명을 구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게다가 이식 수술은 수술 후 면역거부 반응 억제를 위한 치료제를 계속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목숨이 위태로운 경우가 아니면 이식 수술은 가급적 이뤄지지 않는다.
젠슨이 후두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4년 전 이미 신장 이식 수술을 받아 면역거부 반응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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