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뎅기열 방지위해 유전자조작 모기 풀어

2010-10-12     정의진 기자
【푸트라자야(말레이시아)=AP/뉴시스】정의진 기자 = 말레이시아가 11일 확산되고 있는 뎅기열을 막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를 야생에 풀 것이라고 밝혔다. 뎅기열 방지를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모기를 사용하는 것은 말레이시아가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은 뎅기열을 유발시키는 모기의 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즉 유전변형 수컷 모기를 야생에 풀어 암컷 모기와 교배 시 태어난 새끼 모기의 명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현지 과학자는 "실험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는 "시범사업이지만 희망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현지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서 밝혔다.

뎅기열은 이집트숲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병으로 아시아와 남미에 급속도로 퍼졌다. 뎅기열 증상은 고열, 통증, 메스꺼움 등이다. 그러나 심할 경우에는 내출혈, 간 확장, 혈액순환 장애 등을 불러 죽음까지 초래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뎅기열의 백신과 치료법은 없다. 이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현지 주민에게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고 모기들이 번식할 수 있는 고여 있는 물 등의 근원을 차단하도록 권고했지만 실패했다.

현지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지난 1월부터 10월 초까지 뎅기열 관련 사망건은 총 11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 급증했다. 또 전체 뎅기열 감염건은 전년과 비교했을 때 17% 상승해 3만7000건 이상이다.

나지브 총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뎅기열을 막기 위해 획기적인 방법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유전조작 모기 2000~3000마리를 두 지역에 걸쳐 풀기로 결정했다.

WHO 서태평양지역 신영수 사무처장은 지난 10일 "말레이시아가 뎅기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면서도 "새로운 유형의 모기가 환경에 투입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말레이시아 환경운동가들은 "야생에서 활동하게 될 유전조작 모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jeenju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