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사로잡힌 남성보다 안그런 여성이 더 뛰어난 정치인"…佛 라가르데 재무장관
2010-10-12 유세진 기자
라가르데 장관은 고위 변호사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재무장관으로서 보낸 지난 30년 간의 사회생활을 통해 성에 집착하고 자기중심적인 남성 정치인들은 의사결정에 있어 개인적이고 다른 사람들을 모욕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과 달리 성욕에 덜 영향을 받아 보다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라가르데 장관은 덧붙였다.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 43위에 오른 라가르데는 성욕을 상황에 끌어들이지 않음으로써 여성은 타협을 하거나 상황을 설명하고 상대방에게 납즉시킬 때 자기중심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 같은 주장이 지나치게 일반화된 것으로 실제 여성 정치인들 중 남성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여성들은 대부분 남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데 장관은 그러나 프랑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알파 메일'(강한 수컷 우두머리)로 여겨지는 동시에 지나치게 충동적이고 정치를 개인화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윈저궁을 방문했을 때 부인 카를라 브루니-사르코지와 성관계를 갖느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기다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저널리스트 조나단 알터에 따르면 브루니는 올해 초 미셸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과 만난 자리에서 남편과 성관계를 갖느라 한 외국 원수를 기다리게 한 적이 있다고 밝혔었는데 언론들은 이 외국 원수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경제위기에 대처하면서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해 유럽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뽑히기도 했던 라가르데 장관은 엄격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하다.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 출신인 그녀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요가로 신체를 단련하며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육식조차 하지 않는다.
그녀는 지난 2005년 프랑스 무역장관을 맡으면서 베이커 & 맥켄지사 회장직을 내놓았을 때 연봉이 7분의 1로 줄어드는 것도 감수했다. 그후 사르코지에 의해 프랑스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으로 발탁됐다.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라가르데 장관은 또 프랑스인답지 않게 자기비하적인 경향도 보이고 있는데 그녀의 사무실 벽에는 가죽옷을 입은 모습으로 제멋대로 구는 은행가들에게 채찍을 휘둘러대는 라가르데의 모습을 풍자한 만평이 걸려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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