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킨헤드족, 콘서트장 습격…14세 소녀 사망 수십명 부상
2010-08-30 유세진 기자
러시아 언론들은 29일(현지시간) 미아스에서 열린 '토네이도' 록 페스티벌 공연장에 곤봉 등으로 무장한 스킨헤드족 수십 명이 난입, 관중들을 무차별 난타했으며 공연장 곳곳에 긴급 출동한 앰뷸런스가 목겼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러시아의 톱 가수들이 대거 참여해 많은 관중들이 모였다.
스킨헤드족이 공연장을 습격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경찰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최근 네오나치주의자 스킨헤드족의 활동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지에서는 유색 외국인들을 겨냥한 공격 행위가 흔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변호사 스타니슬라브 마켈로프와 언론인 아나스타시야 바부로바 피살 이후 러시아 당국은 극우 민족주의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 법원은 지난 4월 극우단체인 슬라비치동맹에 대해 불법단체로 규정, 해산을 명령한 바 있다. 악명높은 나치의 준군사조직 SS와 같은 영문 약자를 사용하는 슬라비치동맹의 지도자 드미트리 데무쉬킨은 해산 명령에 극우 의제들을 합법화시키겠다며 급진적 극우 민족주의자들의 활동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러시아의 네오나치 운동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외국 이민 노동자들의 유입과 두 차례에 걸친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과의 전쟁을 거치면서 외국인 혐오와 혐오 범죄는 점점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이와 관련된 범죄로 모두 110명이 살해되고 487명이 부상했었다. 러시아에는 현재 7만 명에 달하는 네오나치주의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1990년대의 수천 명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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