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자살 충격, "도미노현상 대책세워야"
정서적 측면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충동적 행동 흔해
2008-10-03 김연환
그러나 이전에도 고(故) 김광석, 서지원, 정다빈, 이은주, 유니씨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은 공인인 만큼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2일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민성길 교수에게 모방 자살을 의미하는 '베르테르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자살 도미노 '베르테르 효과'
베르테르 효과란 18세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극중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 낸 모방자살이 급증했던 사례를 통해 이름 붙여진 현상이다.
실제로 탤런트 안재환의 자살 이후 연탄가스로 자살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기사들은 베르테르 효과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민 교수는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비슷한 갈등과 고통을 가지고 있다"며 "일반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문제로 자살을 하게 되면 자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생각하고 같은 방법을 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베르테르 효과는 젊은 사람일수록 도미노 처럼 번질 확률이 높은데, 이는 유명 인사를 닮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에서 모방 자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자살을 막기 위해서 당사자가 개인적으로 어려운 점을 누구에게 의논하고 표현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자살은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
흔히 자살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정신질환을 앓지 않았던 사람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사업실패, 실연, 입시실패 등의 심리적인 충격에 대해 대처하기 어려운 때 자살을 생각하게 되며 충동적으로 이를 행동에 옮기기도 한다.
자살을 생각하게 되는 직접적 계기로는 갑작스런 사회경제적 위치의 상실 혹은 갑작스런 역할이나 지위 변동으로 인한 공황적인 심리상태, 주체할 수 없는 분노 등이 있다.
◇충동적 자살을 막으려면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정서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사회 일수록 극단적인 결정을 하거나 충동적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이런 충동적 자살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살만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님을 알려주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가족 간의 불화로 이러한 도움이 어려운 경우라면 친구, 의사 혹은 평소 위기에 처한 사람이 신뢰하는 사람의 조언을 받는 것도 좋다.
'자살 핫라인'으로 불리는 생명의 전화(1588-9191)도 자살을 시도하기 직전 마음을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막상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어도 그 순간만 넘기면 금방 평상심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전화는 24시간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