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팔, 생각만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2009-12-03     이진례 기자

【로마=AP/뉴시스】이진례 기자 =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한 이탈리아 남성이 1달 간 자신의 생각대로 인공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장. 이날 회견을 주최한 유럽 과학자들은 3년 전 교통사고로 왼쪽 팔을 잃은 피에로파올로 페트루치에(26)가 지난해 1달 동안 인공 팔을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상영했다.

페트루치에가 인공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이 연구팀이 그의 왼쪽 팔에 남아 있던 신경계에 전기봉을 삽입해 생각한 대로 인공 팔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한 덕분이다.

전기봉이 연결된 1달 간 페트루치에는 인공 팔의 손가락을 각기 움직이는 법을 배웠으며 주먹을 쥐는 법, 물건을 이동시키는 법을 배웠다.

영상 속에 등장한 페트루치에는 인공 팔을 조정하기 위해 생각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인공 팔이 사실상 자신에 팔에 붙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치 잃어버린 팔을 다시 얻은 것처럼 느껴진다고도 말했다.

페트루치에의 모습이 상영되는 동안 이번 연구를 이끈 로마 소재 바이오-메디코 대학의 신경학자 파오로 마리아 로시니는 "이 기계가 하찮은 것이어서 일부 동작은 구현되지 않는다"라며 농담을 던지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와 유사한 수많은 연구들이 이전부터 있었으나, 환자가 생각을 집중해 자신의 신경계와 연결된 인공 팔을 조정해 복잡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신경계와 인공 팔 사이의 실용적인 상호작용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제 이 연구팀에게 남은 과제는 신경계와 인공 팔을 단지 1개월이 아니라 수 년 연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이 200만 유로(약 300만 달러)를 지원해 실시된 이번 프로젝트는 보고서 작성까지 총 5년이 걸렸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담긴 보고서는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과 미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각각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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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ka23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