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GI)도 3세마의 강세 이어질까?
2009년의 대미를 장식할 그랑프리(GI) 대상경주의 출주마 인기투표가 끝났다.
별들의 전쟁이라는 수식어답게 한 해 동안 최고의 성적을 올린 마필들이 출전하는 이번 그랑프리에 경마팬들은 물론 경마관계자들까지 그 관심도가 남다르다.
서울경마공원 소속마필이 총 8두, 부경경마공원에서 6두가 출전자격을 얻은 가운데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온 그랑프리 대상경주의 우승향방을 두고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대통령배(GI) 대상경주에서 서울마필이 우승하며 그간 강세를 이어오던 부경경마공원이 이번 그랑프리 대상경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경마공원은 내친김에 그랑프리(GI) 대상경주까지 우승해 서울경마공원이 한수 위라는 것을 똑똑히 알려준다는 각오다.
◇역대 4번째 국산 그랑프리 우승마 배출될까?
교류경주로 치러지는 만큼 서울과 부경, 어느 경마공원에서 우승하는가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그랑프리 대상경주의 진짜 체크포인트는 국산마, 그것도 국산 3세마의 우승 가능성으로 축약된다.
이번 그랑프리의 부담중량 방식이 '별정Ⅴ'로 치러지게 되면서 3세마는 55kg, 4세 이상마는 58kg을 부여받고 국산마는 다시 4kg을, 암말은 추가로 2kg을 감량 받는다.
따라서 국산마, 특히 3세마에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담중량이 적용되어 그 어느 때보다 국산마의 우승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출전하는 마필 중 객관적 전력에서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며 격마팬 인기투표에서 양 경마장을 통틀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동반의강자'는 그랑프리에서 짊어질 부담중량은 58kg이다.
또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한 강호로 분류되는 '밸리브리' 역시 같은 부담중량을 짊어진다.
정상급 외산마들이 평소 짊어지던 부담중량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부담중량이지만 출전하는 다른 마필들에 비하면 많은 중량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반면 지난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국산 3세마 최강자에 오른 '나이스초이스'는 51kg을 짊어지고 삼관의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은 '상승일로'는 별정 최저중량인 50kg(원래 49kg을 부여받았으나 별정 최저선)을 부여받게 된다.
그랑프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게 될 서울의 '동반의강자'와 비교하면 7kg이상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국산마 입장에서는 해볼 만 한 승부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그랑프리에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나이스초이스'의 상승세는 이러한 기대감을 같기에 충분하다. 최고의 국산마를 가리는 의미의 대통령배에서 우승한 ‘나이스초이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국산마 자리에 올랐음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또 승률 66.7%, 복승률 91.7%의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그랑프리 우승마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이스초이스'와 마찬가지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또 다른 국산 3세마는 바로 '상승일로'다. '상승일로'는 올해 치러진 삼관경주에서 아쉽게 2관에 머물렀지만 암말답지 않는 경주능력을 보여주며 관계자와 경마팬을 모두 놀라게 했던 마필이다.
'상승일로'는 이번 그랑프리에서 출전마 중 가장 적은 부담중량인 50kg을 부여받아 부담중량에서는 가장 부담이 적어 국내산 마필의 우승가능성을 더욱 밝히고 있다.
◇경마팬 기대감 속 전문가들은 이구동성 '글쎄'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전문가들 역시 이번 그랑프리에서 국내산 마필들이 외산마필들에 비해 부담중량을 적게 부여받는 부분은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렇지만 국내산 마필들의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구동성으로 "글세 힘들지 않을까"라는 반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인기투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동반의강자’ 때문이다.
'동반의강자'는 직전경주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부담중량인 61kg을 부여받고도 2착마를 무려 11마신 차로 따돌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 경주 후 '동반의강자'는 경마전문가들 사이에서 '괴물'로 통한다.
하지만 아직 뚜껑은 열리지 않았으므로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한해 최고의 마필들이 총 출동하는 그랑프리(GI) 대상경주처럼 큰 대회일수록 이변은 심심치 않게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