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태광그룹 광범위 세무조사 착수…계열사까지 동시 압수 분석
“조사4국 직접 투입·5개 연도 장부 검증…태광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는 고강도 세무 리스크”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국세청이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태광그룹 계열사에 대해 폭넓은 세무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국세청 조사4국이 직접 움직였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가 일반적인 정기 점검을 넘어선 고강도 조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조사팀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태광산업 본사로부터 회계 문건을 확보하며 사실상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이어 태광산업과 동일 건물 또는 인근에 사무실을 둔 주요 계열사 티시스와 티알엔에도 조사 대상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관광개발에서 출발한 티시스는 현재 골프장 운영을 포함한 레저·인프라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로, 그룹 내에서도 자금 흐름과 연결성이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홈쇼핑 브랜드 ‘쇼핑엔티’를 운영하는 티알엔 또한 투자·유통 부문을 아우르는 핵심 계열사로, 지난해 말 기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절반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태광 측은 이번 조사가 4년 만에 진행되는 정기 검증의 성격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조사4국의 개입은 다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조사4국은 특정 혐의가 포착될 때 예고 없이 투입되는 조직으로, 탈세·비자금 의혹 등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직이 나서면서 조사 강도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세청이 들여다보는 기간이 일반적인 3개 회계연도를 넘어 5개 연도로 확장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회계·자금 흐름 전반을 장기적으로 분석하겠다는 의미로, 조사 대상 범위가 기존보다 크게 넓어졌음을 시사한다.
이호진 전 회장이 과거 횡령·배임 사건으로 사법 리스크를 겪은 데 이어, 그룹 핵심 계열사까지 포함된 대대적 세무조사까지 겹치면서 태광그룹을 향한 사정기관의 압박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가 특정 정권과 가까웠던 기업에 대한 ‘표적성 진단’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조사 내용과 배경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향후 조사 범위와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