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검찰 내부 갈등' 격화...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오늘 하루 연가

2025-11-11     이현우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7.

[뉴스인] 이현우 기자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을 둘러싸고 검찰의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1일 하루 연가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일선 검사장부터 평검사까지 항소 포기 결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며 거취를 압박하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대행은 이날 연가를 내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노 대행은 지난 7일 검찰이 대장동 사건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제기하지 않은 이후 내부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항소 시한이 지난 직후 대장동 수사팀 검사들은 검찰 지휘부가 항소를 막았다고 폭로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항소장 제출 마감이 약 4시간 남은 시점에 항소 제기를 승인했으나, 대검이 최종 불허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노 대행은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해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입장을 냈으나,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중앙지검의 의견을 설득했지만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사의를 표했다.

항소 포기를 두고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서울중앙지검장이 다른 입장을 내놓자 검찰 내부에서는 결정 과정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일각에선 법무부의 압박에 노 대행이 항소 포기를 지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 부장들은 전날 오전 회의에서 노 대행에게 구두로 용퇴를 표명했다고 알려졌다. 대검 과장들도 노 대행을 찾아가 경위 설명과 거취 문제 입장을 물었다고 한다.

대검 소속 검찰연구관들도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검찰의 핵심적인 기능인 공소유지 의무를 스스로 포기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거취 표명을 포함한 합당한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는 입장문을 노 대행에게 전달했다.
   
박재억 수원지검장,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박영빈 인천지검장 등 일선 검사장 18명은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일선 검찰청의 공소유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검사장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했다.

하담미 안양지청장, 임일수 성남지청장, 이동균 안산지청장 등 8곳의 지청장들도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신임검사 교육 담당 교수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서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에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했다.

노 대행은 전날 대검 출근길에서 '법무부 장·차관의 항소 포기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전날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검으로부터 항소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받은 후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말했다"며 "개략적으로 판결을 봤으나 법리적 측면에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했다.      

정 장관은 "법무장관 취임 이래 사건 관련해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과 통화한 적은 단 한번도 없고, 신중 검토 의견은 법무차관 등 참모들 보고 당시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 했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