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경상수지 '91.5억달러' 역대 최대 흑자..."반도체 수출 호조세"
[뉴스인] 이현우 기자 =올해 8월 경상수지가 91억5000만 달러로 같은달 기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 영향으로 미국향 수출이 일부 타격을 받았지만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갔고, 승용차의 미국 외 수출이 늘었다. 국제유가 하락에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든 데 다 해외 투자 증가에 본원소득수지도 8월 기준 역대 2위 기록으로 흑자를 지속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이 2일 발표한 '2025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91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8개월 연속 흑자로 2000년대 들어 두번째 최장 기간 흑자를 보였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94억 달러 흑자를 보였다. 지난 2023년 4월(6억6000만 달러) 이후 29개월째 흑자다. 2018년 8월 기록한 109억3000만 달러 이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었다. 수출은 564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8% 하락했다. 반면 통관기준으로는 583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2% 증가했다. 반도체(+26.9%), 선박(+9.6%) 등의 수출 증가세 지속됐다.
지역별로는 동남아가 전년동월대비 13.5% 늘며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EU(유럽연합)향 수출은 -9.2%로 감소했고, 미국도 12.0% 줄었다. 중국과 일본도 각각 3.0%, 5.3%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470억4000만 달러로 7.3% 줄었다. 통관기준으로는 518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1% 감소했다.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전년동월대비 0.5% 축소됐다. 자본재(+3.1%)와 소비재(+1.3%) 수입은 증가세를, 원자재(-10.6%)는 감소세 지속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1억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해상운송을 중심으로 운송수입이 늘어나며 운송수지는 4억4000만 달러로 흑자 폭이 확대됐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6000만달러 적자로 적자 폭을 축소했다.
본원소득수지는 해외 투자 확대에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0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였다. 8월 기준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역대 최대는 2019년 8월 기록한 24억3000만 달러다. 배당소득수지는 15억8000만 달러로 분기 배당 지급에 따른 계절적 영향으로 전달보다 흑자 폭을 축소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78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4억4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21억5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84억1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2억9000만 달러 확대됐다. 파생상품은 5억 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관세에 미국향 수출이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승용차의 미국외 수출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었지만, 유가 하락 영향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