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금남면 구거 무단점유 사태…캠핑트레일러로 막힌 진입로에 농민들 ‘발 동동’

수년째 민원에도 행정조치는 원상복구 명령 반복…주민들 “실효성 있는 조치 시급”

2025-07-16     조진성 기자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세종시 금남면 성덕리 484번지 일대 국유 구거(排水路)가 한 토지주에 의해 장기간 무단 점유된 채 방치되면서 인접 토지주들과 종중 소유자들이 농지 출입은 물론 조상 산소 방문까지 막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세종시는 수년간 현장 조사와 원상복구 명령을 반복했지만 실질적인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아 소극 행정 비판에 직면했다.

문제가 된 구거는 국가 공유재산으로, 남양홍씨 종중과 인접 토지주들이 수십 년간 농기계 통행과 제례 목적으로 사용해온 공공 통로다. 그러나 인접 토지주 조모씨(소유지: 92-1, 100-2, 101번지)가 토지를 매입한 뒤 캠핑트레일러와 울타리를 설치해 통행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은 경작을 중단하거나 조상 산소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민 홍모씨는 “이 구거는 종중과 인접 토지주들이 대대로 농사를 짓고 조상 산소로 가던 필수 통로인데, 조모 씨가 토지를 매입한 이후 막혀버렸다”며 “세종시에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현장조사만 반복되고 실질적인 조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재를 개인이 점유해도 행정이 손을 놓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우려를 표했다.

세종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으나, 조모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버티면 이긴다는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세종시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행정대집행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을 찾은 주민들에 따르면 구거 위에는 캠핑트레일러가 세워져 있었고, 출입은 차단돼 있었다. 한 농민은 “농기계도 들어가지 못해 농사를 포기했고, 조상 산소도 찾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민원 내용을 검토 중이며 추가적인 법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3년째 같은 말만 반복하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는 공공재 관리 부실과 행정기관의 소극적 대응이 맞물린 대표적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주민들은 상급기관의 개입과 보다 강력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