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복지?”…인천시, 노인 무임카드 두 달째 ‘깜깜’

65세 이상 어르신들 지하철 이용 불편 지속… “경로우대 외치더니 정작 실천은 뒷전”

2025-06-20     조진성 기자

[뉴스인] 조진성 기자 =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필수 교통수단인 지하철 무임카드 발급이 인천시에서 두 달째 중단되고 있다.

시민 불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시는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노인 복지에 대한 진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매년 일정 재정을 들여 노인 경로우대 지하철카드를 공급해왔지만, 지난 4월부터는 카드 재고 부족을 이유로 발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해당 카드는 생일 기준 한 달 전부터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이 가능하지만, 최근 인천 전역 구청에서는 “재고 없음” 통보만 돌아올 뿐이다.

◇ 어르신들 “무슨 복지가 이래”…현장 불만 폭발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기 위해 경로우대카드를 받으러 간 시민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체 카드가 없어 신분증을 들고 역무원에게 일회용 승차권을 발급받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서구에 사는 박모(70) 씨는 “신분증을 깜박하면 지하철도 못 타는 상황이라니, 이게 무슨 복지냐”며 울분을 토했다.

◇ 시민단체 “복지 실종…인천시 책임 방기”

행정 감시 단체인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김선홍 상임대표는 “어르신들이 교통복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시는 말뿐인 복지에 머물러 있다”며 “청년 정책 홍보엔 열을 올리면서 정작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노년층의 기본 권리는 뒷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인천시는 출산장려 정책으로 아이를 낳으면 최대 1억 원을 지원하는 파격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년퇴직 후 교통비 부담을 덜기 위한 노년층 지원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 “12일부터 재개” 예고에도 불신 여전

일부 구청은 오는 12일부터 경로우대카드 발급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두 달 넘게 불편을 겪은 어르신들의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인천시가 노인 복지를 실천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구체적 대안 없이 ‘노인 복지’를 강조해온 만큼, 시 차원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함께 즉각적인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시민단체와 고령층 시민들의 요구는 하나다. “입으로만 복지를 외치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