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고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올림피아를 가다

철학과 예술, 그리고 평화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올림피아 현장을 체험하다

2025-05-22     정영훈 여행전문 칼럼니스트

[뉴스인] 정영훈 여행전문 칼럼니스트 =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 왔다. 유럽 문명의 뿌리라는 상징적인 수사가 말하 듯 그리스를 표현하는 말은 매우 다양하다. 어찌보면 철학,건축, 조각, 신화, 올림픽 등 모든 것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이번 여행의 첫 방문지는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를 찾았다. 올림피아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추구하였던 헬레니즘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올림피아의 관문 역할을 하는 카타클론항은 아주 한적한 시골 어촌 풍경이다. 항구에서 버스를 타고 40여분을 달리면 엘리스 계곡에 위치한 올림피아에 도착할 수 있다.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지중해 특유의 뜨거운 태양이 거침없이 내리쭤고 있다.

고대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 당시 그리스 도시국가 중 강자였던 엘리스, 스파르타 그리고 피사의 3개국 왕들의 평화로운 휴전 약속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초창기 올림픽은 제우스 신에 대한 봉헌이 주였고 경기를 부수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종교적 의미는 약해지고 체전의 성격이 강해졌다.

발굴된 현재 고대 올림피아 유적지는 종교적 성소와 올림픽 행정건물이 집중되어 있는 알티스 구역과 경기시설이 있는 스타디온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유적지는 단연 헤라 신전과 제우스 신전이라고 할 수 있다. 헤라 신전은 그리스 전체에서 가장 오래된 신전(BC7세기)이면서 현재 올림픽의 성화 체화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바로 옆에 있는 제우스 신전(BC6세기)은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로 꼽히는 페이디아스의 제우스 신상이 있었던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멀지 않은 곳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인 필리페2세가 자기 스스로의 위대함을 찬양하며 만드 필리페움 신전도 있다.

이어서 경기장이 있는 스타디온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아치형의 입구가 나온다. 이 문은 선수와 심판만이 이용할 수 있었고, 황제라고 해도 이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스타디온에 들어서면 그 옛날 가장 인기 있었던 경기인 1스타디온(192.3m 달리기 경주)의 스타트 지점이 나온다. 시공을 초월하여 올림픽 선수의 마음으로 힘껏 달려본다. 이어서 시상대에 올라 올리브관을 쓰고 승자의 영광까지 느껴본다. 짜릿한 쾌감을 밀려온다.

이어서 이곳 유적지에서 발굴된 14,000여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고대 올림피아 고고학 박물관을 찾았다. 많은 귀중한 유물이 있지만 그 가운데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파이오니오스의 니케(Nike of Paionios) 상이다. 기원전 421년 펠레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에게 승리한 메세니아인들이 봉헌한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제우스 신전을 장식했던 화려한 페디먼트(Temple of Zeus Pediment)도 볼 수 있다. 제우스 신과 아폴론 신을 주제로한 작품이 동쪽과 서쪽 페디먼트를 장식하고 있다.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은 프락시텔렉스의 에르메스 상이다. 아기 디오니소스를 안고있는 에르메스의 모습으로 그리스 조각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장장이 신인 에르메스가 명품 중의 명품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이유인 지도 모르겠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2,500년전의 시공간으로 이동하여 고대 그리스인들로 빙의한 느낌을 받았다. 평화를 갈망하고 추구했던 인간의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새삼 해본다. 올림피아 제전 전후 3개월간 일체의 전쟁과 분쟁을 금하였던 고대 올림픽 정신의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