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 없는 이유 있다"…적게 자게 하는 유전자 발견

2009-08-14     이남진
【워싱턴=AP/뉴시스】이남진 기자 = 새벽잠이 없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2시간 정도 적은 시간을 자고도 깨어 있을 수 있는 이유가 있었다.

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팀은 잠을 적게 자고도 멀쩡하게 생활할 수 있게 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 과학저널 사이언스지(誌) 14일자에 실린 이번 연구는 아침잠이 많은 사람들의 변명으로 들릴 수 있지만, 흥미로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UCSF 연구팀은 한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엄마(69)와 딸(44)은 규칙적으로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어 엄마는 새벽 4시에 딸은 4시30분에 기상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외에 가족들은 일반적 수면시간인 약 8시간 잠을 잤다.

이 가족의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다른 가족들과 달리 모녀에게는 변형된 유전자인 'DEC2'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는 규칙적 생활리듬 즉 생체시간(body's clock)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해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잉후이 푸 UCSF 교수(신경학과) 연구팀은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실험쥐의 뇌파와 초파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이들이 잠을 덜 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미 국립보건원은 일반 성인은 하루에 7~9시간 잠을 자야 하며 이보다 적게 수면을 취할 경우, 기억력 감퇴와 면역체계 약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2006년의 통계에 따르면 약 3000만 명의 미국인이 만성적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기간 수면과 관련된 유전자 연구를 해온 UCSF 연구팀은 지난 2001년에는 저녁 7시30분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3시30분에 기상하게 하는 희귀한 유전자를 발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