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FI 갈등의 끝은? IMM·EQT 투자금 반환 가능할까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교보생명의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지분 갈등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IMM PE와 EQT파트너스만이 남았고, 이들의 투자금 회수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갈라진 FI, 남은 과제는?
어피너티(9.05%)와 GIC(4.5%)는 최근 교보생명 지분을 SBI금융그룹과 신창재 회장에게 매각했다. 이에 앞서 어펄마캐피탈도 보유 지분(5.33%)을 신 회장에게 넘겼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보유 지분 전량을 담보로 맡겼다. 하지만 여전히 IMM PE(5.23%)와 EQT파트너스(5.23%)의 투자금 회수 문제가 남아 있다.
◇신창재 회장의 담보 여력, 충분할까?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는 약 4조 원으로 평가되며, 신 회장은 기존 보유 지분과 GIC, 어펄마캐피탈에서 인수한 지분을 포함해 총 44%에 달하는 담보를 확보했다. 담보 인정 비율이 50%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대 9,000억 원까지 차입이 가능하다.
또한 IMM PE와 EQT파트너스의 지분 10.46%를 추가로 활용할 경우, 1조 원 이상 자금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신 회장은 이미 GIC와 어펄마캐피탈 지분 인수를 위해 4,000억 원을 차입한 상태라 추가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투자금 반환, 협상은 가능할까?
IMM PE와 EQT파트너스는 어피너티·GIC처럼 원금 이하 가격으로 매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QT파트너스의 경우, 중순위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주기 위해선 주당 28만 원, 국민연금 공동투자펀드 반환까지 고려하면 최소 31만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출자자(LP) 및 대주단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쉽지 않다.
◇풋옵션 문제, 협상 테이블로?
교보생명의 FI들은 2차 중재에서 승소하면서 최소 원금 이상 가격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최종적인 가치평가가 남아 있어, 함부로 매각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MM PE와 EQT파트너스는 교보생명에 총 5,248억 원을 투자했으며, 평가 결과에 따라 신 회장이 상환해야 할 금액은 6,000억 원을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신 회장 측 담보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융 구조 조정이 관건
신 회장은 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하고 있으며, IMM PE와 EQT파트너스의 지분까지 인수할 경우 또 다른 금융 구조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IMM PE와 관계가 깊은 신한투자증권, EQT파트너스의 중순위 투자자인 한국투자증권이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 회장이 추가적인 신용 보강이나 자금보충약정 등의 안전장치를 제공해야 할 수도 있으며, 금융사들의 지원 여부가 향후 투자금 상환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SPC 대출 구조를 변경해 시장에 재매각(셀다운)하는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미 교보생명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은 금융사들이 많은 만큼, 추가 신용 보강을 해줄 곳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결국, 신창재 회장이 남은 FI들과의 협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이며, 교보생명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