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한물의 SBI그룹,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 특별 인연 주목

교보생명과 SBI그룹, 전략적 동맹의 시작?

2025-03-10     조진성 기자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왼쪽)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일본의 금융 대기업 SBI그룹이 교보생명의 풋옵션 분쟁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신창재 회장과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I그룹은 과거 교보생명의 지분을 보유했던 적이 있으며, 양사는 여러 차례 사업적으로 협력해왔다. 특히 SBI그룹의 기타오 요시타카 회장과 신 회장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신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과거 SBI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두 그룹 간의 관계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는 보유 중이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SBI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4.5% 지분은 신한투자증권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될 예정이다.

업계는 교보생명의 새로운 투자자로 SBI그룹이 등장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판정 이후 신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할 '백기사'가 필요했지만, 당시 SBI그룹은 거론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SBI그룹과 교보생명의 협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7년 SBI그룹이 교보생명 지분 4.9%를 매입한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한 전례도 있다.

또한 2022년에는 동남아시아 벤처캐피탈 투자 펀드를 공동 결성하고, 2023년에는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신 회장의 차남 신중현 실장이 일본 SBI그룹 계열사에서 금융 실무 경험을 쌓은 점도 눈길을 끈다. 1983년생인 그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입사 전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근무하며 역량을 키웠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간의 풋옵션 분쟁은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2012년 교보생명에 투자한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신 회장이 201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할 경우 지분을 다시 사주는 조건의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IPO가 무산되면서 2018년 어피너티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했고, 이에 대해 신 회장이 거부하면서 국제 중재 소송이 시작됐다.

국제상업회의소(ICC)는 지난해 말 신 회장이 주식의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정할 감정평가기관을 선임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결국 어피너티컨소시엄의 풋옵션이 사실상 인정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기존 투자자들과 협의하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했고, 올해 2월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5.33%를 되사오는 한편, SBI그룹의 투자를 유치하며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SBI그룹이 교보생명의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로 자리 잡으면서 향후 양사의 협력이 어떻게 전개될지 금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