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이석기 대표, 3연임 배경에 코세어 달래기?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가 세 번째 연임을 확정 지었다. 교보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이 대표의 연임안을 의결했으며,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교보증권의 견조한 실적과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의 높은 지분율이 주요 이유로 거론되지만, 업계에서는 또 다른 배경으로 교보생명 3대 주주인 코세어의 존재를 지목하고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선택? 코세어의 영향력
현재 교보증권의 지배구조를 보면, 교보생명이 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압도적인 최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교보생명 3대 주주로 있는 사모펀드 코세어의 영향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교보증권이 코세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사모펀드는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인 만큼, 주주로서의 입장에서 경영진을 압박할 여지가 크다.
이 대표의 연임이 단순한 실적 때문만이 아니라, 코세어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세어가 경영권에 대한 불만을 품고 행동에 나선다면, 교보증권 경영진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현 경영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조 반발에도 강행된 3연임
하지만 이 대표의 연임을 두고 내부적으로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보증권 노조는 지난해부터 이 대표의 사퇴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노조 측은 교보증권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임금을 체불했으며, 이 대표가 직장 내 성희롱 발언과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2023년 노사 간 TF를 구성했음에도 사측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오히려 노조의 소송 움직임에 위협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지난해 교보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544명의 직원이 참여한 집단소송에서 노조는 임금 체불뿐만 아니라, 이 대표가 성희롱성 발언을 했으며, 총선날 신입사원들에게 특정 활동을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3연임을 확정 지은 데 대해 노조는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교보생명이 대주주로서 제대로 된 경영 감시를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문제를 덮으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노조는 이 대표의 직장 내 괴롭힘, 임금체불, 노사협의회 미개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 안정 vs. 내부 반발, 교보증권의 향후 과제
반면 교보증권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과도한 요구라며 맞서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통상임금 지급 기준은 노사 간 협의를 거쳐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노조의 요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의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서도 회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총선날 신입사원들에게 특정 활동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율적으로 참여한 것일 뿐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의 3연임이 확정되면서, 교보증권은 앞으로도 경영권 방어와 내부 갈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코세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도 노조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교보증권 경영진의 중요한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