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회장, 경영권 유지에 빨간불… 수천억 부담 현실화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와의 장기 분쟁 속에서 금융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는 2012년 교보생명에 투자할 당시 주당 24만5000원의 기업가치를 예상했지만,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대 수익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커졌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투자손실을 보전할 책임을 떠안게 됐으며, 공정시장가격(FMV) 산정이 늦어지면서 추가 비용 부담도 커지는 형국이다.
특히 풋옵션(지분 매각 청구권) 이행 지연에 따른 연 6%대의 배상금과 간접 강제금(하루 20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신 회장이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금액은 수천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공정시장가격이 1만원만 높아져도 부담액이 492억 원씩 증가하는 상황이라 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생보사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5배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신 회장이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가격은 주당 20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새로운 투자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하면 신 회장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만약 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그는 1조2000억 원 이상을 직접 조달해 어피니티의 지분 24%를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 모두 시간만 허비한 채 문제를 장기화해 온 만큼, 현실적인 타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보업계 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공개(IPO)를 통한 해법은 쉽지 않으며, 새로운 투자자 유치도 불확실성이 크다. 결국 신 회장과 어피니티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교보생명의 지배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