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경영권 유지 가능할까?
풋옵션 분쟁 장기화… 신창재 회장의 전략은?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에서 시간을 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FI 측이 요구하는 행사가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운데, 신 회장은 국제상업회의소(ICC)의 판결에 따라 공정가치(FMV)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ICC가 30일 내 평가기관을 선정하고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신 회장은 아직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평가기관 선정으로 시간 벌기 전략?
신 회장은 최근 공정가치 평가 기관으로 EY한영을 선정했다. ICC 중재 판정부는 신 회장이 기한 내 평가 기관을 정하지 않을 경우 하루 20만 달러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판결을 완전히 거부하기보다는 평가기관 선정이라는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며 시간을 벌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FI 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EQT파트너스, 싱가포르투자청 등)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 2000억 원에 매입했다.
당초 2015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상장이 계속 지연되면서 풋옵션을 행사하게 됐다. 그러나 신 회장은 FI 측이 제시한 주당 40만 9912원의 행사가격(총 2조 1000억 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종 가격 산정까지 난항 예상
ICC 판결 이후 한 달이 지났음에도 신 회장이 구체적인 풋옵션 행사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ICC는 신 회장이 직접 가격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패널티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조건은 평가기관을 정하는 것이었기에 신 회장은 이를 통해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FI 측이 제시한 가격과 신 회장이 책정한 가격이 1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제3의 평가기관을 통해 다시 공정가치를 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딜로이트안진이 후보 기관을 추천하고, 신 회장이 최종 기관을 선택하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창재 회장이 평가기관을 선정하면서 판결을 준수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 보고서 제출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