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 전통적 효의 개념 사라져...인식의 변화 필요

2024-04-01     김봉관 논설위원
효 이미지. (출처=pixabay)

[뉴스인] 김봉관 논설위원 = 사회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면서 효의 개념도 덩달아 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보화 시대가 자리를 잡음에 따라 70이 훌쩍 넘은 노인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하고 문자를 발송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그리고 출산율이 저하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노인을 위한 서비스가 다양화되고 있다. 많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들이 노인보호시설로 변신을 꾀하고 있고 노인의 소득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노인 시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1가구 2자녀 시대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 부모를 돌보는 중장년 연령층으로 성장한 것도 효의 개념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의 하나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우리가 알고 있던 효의 개념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우선 노인들은 자기의 힘으로 정보를 구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어 예전처럼 무조건 자신의 노후를 자식의 결정에 맡기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자신의 노후 생활을 설계하고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제는 효의 형태와 방법을 결정하는 주체가 자식에서 노인 본인으로 변화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노인정책을 개발할 때 노인을 모시는 자녀들이 아닌, 노인의 의견을 반영해야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노인 시설은 다양화의 단계를 벗어나 맞춤화를 지향하는 단계에 도달한지 오래여서, 이제 노인복지 서비스도 쇼핑몰에서 상품을 고르듯 스스로 선택하고 구입하는 시대가 되었다.

노인들은 마치 자신의 옷을 고르듯, 소득, 연령, 건강상태, 자식의 수, 거주지역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을 감안하여 선택하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부의 노인정책 역시 노인의 소득과 환경에 따라 다양화함은 물론,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은 정보가 주도하고, 고소득층을 위한 서비스를 시장원리에 맡기는 등의 융통성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40대 이상의 중장년층들은 대개 형제 자매가 하나인 1가구 2자녀 환경에서 성장하였으므로 예전처럼 형제자매들이 협력하여 부모를 부양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게다가 출산율 저하와 소득 양극화로 인하여 자칫 잘못하면 많은 중장년층들이 부모 봉양을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충과 효를 가장 중요한 인간의 도리로 생각하는 전통이 살아있어 정부에서 적절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국민들이 동의하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노인복지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국민들이 협력하는 21세기형 노인복지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하여 정보화 시대에 알맞은 효 모델을 개발하기 위하여 국민과 정부 모두가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