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민주당 탈당..."李 체제, 尹 정권 심판 못해"

2024-01-10     김태엽 기자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의원 김종민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에 잔류한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2024.01.10

[뉴스인] 김태엽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은 10일 "이재명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활동을 함께했던 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은 당에 남겠다고 밝혔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한다"며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당은 미동도 없다"며 "그냥 이재명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이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정치와 싸우는 것도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며 "우리가 이 길을 가겠다고 결심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양심 때문이다.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우리는 방탄 정당, 패권 정당,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세 분의 총리께서 진심 어린 충고를 했지만, 어떤 진정성 있는 반응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법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는 절망했다. '내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 대표 본인이 말했다"며 "이 약속을 선거 유불리를 이유로 뒤집는다면 정치적 신의는 바닥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득권 정치의 높은 담장을 허물고 누군가는 길 하나를 내야 한다. 우리가 이 기득권 정치에 책임이 없어서 나서는 게 아니"라며 "이렇게라도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0% 민심이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득권 정치에 대한 불신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며 "전체주의적 기득권 양당제로는 변화된 한국 사회와 시민 의식을 담아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제는 다당제 민주주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치는 실패했다. 승자독식 때문"이라며 "이제 승자독식, 일사불란의 ‘5·16 체제’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끌고 갈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은 이 기득권 정치를 심판하기 위해 여의도 정치에 물들지 않은 두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뽑았지만 윤석열 정치도, 이재명 정치도 실패했다"며 "누군가는 이 흐름을 끊어내야 한다. 방탄과 패권, 적대와 무능, 독식과 독주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승자독식, 각자도생의 낡은 뗏목을 버리고, 분노의 돌멩이 내려놓고, 함께 사는 미래로 가야 한다. 싸워서 이기는 정치에서,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 일사불란이 아니라 다원주의가 시대정신"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새로운 가치, 새로운 비전,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회 계약을 써야 할 때"라며 "세상을 바꾸는 정치로 가기 위한 개혁대연합, 미래대연합을 제안한다.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개혁의 주체를 재구성하겠다"며 "'원칙과상식'은 뜻 맞는 모든 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미래를 위한 토론광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함께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 달라.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있는 열망이 중요하다"며 "열망이 모이면 반드시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칙과상식'에서 같이 활동했던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민주당에 잔류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