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내정...당 쇄신·통합 이룰까
[뉴스인] 김태엽 기자 =총선 6개월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맡게 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는 당 쇄신과 통합이란 과제가 놓였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에 전권을 약속했지만, 혁신위가 인재 영입을 위해 공천 기준을 어느 수준까지 손을 보느냐에 따라 혁신위 성공 여부가 달렸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물 교체론이 높은 만큼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선 공천 기준도 그에 적합하게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당내 비윤들의 불만을 해소할 통합 방안도 제시해야 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인 위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화와 통합'이란 혁신위 방향을 제시했다.
인 위원장은 "변화하고 희생할 각오로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님의 '와이프와 아이 빼고는 다 바꿔야한다'는 말씀을 깊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람의 생각은 달라도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패배한 이유를 찾아내 바꾸고,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 등 당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감싸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당 통합은 내년 총선에서 비윤계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는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한 최선책이다. 신당설이 나도는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 세력을 어떻게 포용하느냐가 당 통합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보수가 분열된다면 근소 차의 패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혁신위의 역할 중 최대 과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한 공천 기준을 마련해 참신한 인재를 많이 선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공천 기준은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유리한 만큼 새 인물 수혈에 용이한 공천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김기현 대표가 이날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 또 당 지도부는 혁신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정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말 한마디에 혁신위가 힘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사여탈권인 공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할수록 혁신위의 힘은 커진다. 현역 의원 공천 기준, 신인을 위한 룰 도입 등이 거론된다.
반대로 혁신위가 공천에 대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경우, 예상대로 선거대책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 역할 수순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연히 공천에 대한 논의도 혁신위가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하면 전권을 주는 게 아니지 않느냐. 어떤 분야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단 인재영입은 혁신위가 아닌 이르면 이달 중순 들어설 인재영입위원회가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인요한 혁신위가 들어서면서 과거 성공했던 혁신위 사례가 회자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혁신위원장을 맡은 홍준표 의원은 당원을 배제한 순수한 국민선거인단에 30%를 할당하고 전략공천 지역을 30%로 제한하는 당헌 92조를 삭제했다. 대신 전략공천을 인정하는 안을 내놨다. 당 지도부는 혁신안의 대부분을 수용했고 우호적인 여론의 흐름에 따라 2006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또 지난 2011년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등장한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개혁 공천의 일환으로 현역의원 25% 공천 배제를 단행했다. 이듬해 총선에서 과반승리를 거뒀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요한 혁신위가 성공하려면 진짜 전권을 행사해야한다"며 "공천룰 세팅은 물론 당헌당규도 바꿀 수 있어야 하고 심지어 정강정책도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골탈태를 한다면 성공할 수 있지만 무늬만 변하는 쇄신을 한다면 혁신위는 실패할 것"이라며 "김기현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