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뒷담화,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복지부동 기관에 대한 내적 자성 ?
[뉴스인] 김태엽 기자 =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을 통해 기관장 또는 기관에 대한 의혹들이 무차별적으로 던져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다만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실명을 떠올릴 수 있는 단어, 비난이나 욕설, 개인의 사생활 등은 누구나 신고가 가능하고 이렇게 신고를 당하는 경우 해당 아이디로는 글쓰기가 제한되는 특징이 있다.
모 보증보험 기관장 Y씨도 이러한 경험을 했다. 재혼을 했다는 그는 블라인드 익명게시판에 본인을 유추할 수 있는 초성 이름이 있음을 확인했다. 내용은 해외출장 명목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주말마다 법인카드 결재, 특정업체를 지정해 사업하라는 지시를 비롯해 회사 기념일 행사에 협력업체로부터 화환을 강요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이 사실이냐는 질문이었다.
해당 내용에 대해 비서실에 확인한 결과 블라인드 글은 이미 기관에서도 파악을 한 것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재혼한 것은 사실이지만 출장지로 신혼여행을 갔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했다.
현재는 사라진 내용이고 사실이 아닌 글이라 대응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도 있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고, 또 한편으로는 다른 누군가가 본인을 음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글이 올라오기까지 해당 기관의 직원들이 보는 기관장의 현재 모습이기도 하기에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바로 상급기관의 입장에서는 해당인에 대해 조사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앱이 직장인들의 애환을 털어놓는 익명 커뮤니티의 순기능 이면에 개인의 사생활 침해 등 역기능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갑작스런 블라인드 게시글의 주인공이 되면서 멘탈이 털린 경험이 있다는 경우도 있다.
휴대폰 앱 블라인드에 비방 및 험담이 올라와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어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로 고소가 가능한지, 또는 이를 방치하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있지만 본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명확한 프로필 공개가 없다면 특정성이 성립되지 않아 고소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이것이 누구라도 추측이 가능한 기관장의 경우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
개인의 사생활이야 그렇다치고, 기관의 문제점에 대해 부각되는 것은 또다른 측면이다. 2일전이라고 하여 올라온 모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게시는 그곳에 속한 직원만이 쓸 수 있는 글이다.
이 게시글에는 공공기관의 비리 부정부패를 알려드린다고 하면서 글쓴이가 속한 공단은 교도소 구치소 보호관찰소 대상으로 재범방지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재범률을 조작한다고 했는데, 대상자의 이용 동의없이 범죄경력조회를 하여 범죄경력이 확인된 대상자를 공단대상자에서 제외하여 재범률을 조작한다고 밝히고 있다. 재범률이 조직의 평가대상이기 때문이기에 평가점수를 높이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
직장 내 갑질 무마도 지적했다. 직장 내 갑질 직원을 비호하고 자살까지 생각한 피해자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정직 3개월의 처분을 했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노조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조위원장이 인사팀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승진 및 인사발령에 관여했으나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처분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단내에서 금품수수 및 향응접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제로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상자에게 금품수수하고, 자원봉사자에게 향응접대를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를 사칭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는데,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법무부 직원으로 오인할 수 있는 명함을 제작해 사용하고, 대외홍보시 공단이 아닌 법무부로 홍보하고 소개한다는 것도 언급했다.
또한 효과성 없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은 범죄전문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심리치료 및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한다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효과성이 없는 프로그램들이고, 재범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이 전무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공단의 부정부패가 너무나 커서 자정능력 기능을 상실한거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문제점이 있음에도 감사실 등에서 자정의 기능이 없는 경우, 리더십 없는 기관장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경우, 정부 눈치만 보고 소신있게 업무추진을 하지 못하는 기관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익명의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기에 신뢰할수는 없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이를 거울삼아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