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우철 조교사, "통산 900승 달성으로 조교사 신화쓰다"
2009-06-05 박생규
서울경마공원 34조를 담당하는 신우철 조교사가 '통산 900승 달성'에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한 해 최다승 타이틀'인데 이 기록까지 성공한다면 신 조교사는 '최초의 기록'과 '최고의 기록' 두 마리 토끼잡기에 성공하게 된다.
900승에 1승만을 남겨둔 지난 5월30일 제5경주. 조경호 기수가 기승한 '그린주얼(국4, 3세, 거)'이 우승함으로써 신우철 조교사는 통산 900승의 대기록을 완성했다.
이어 같은 날 제10경주에서 소속마방의 대표마 '댕키즈팔(미, 5세, 수)'이 '밸리브리'를 코차로 제치며 우승해 대기록 수립을 자축했다.
이로써 901승째을 달성한 신 조교사는 올해 목표에서 절반을 벌써 이룬 셈이다.
한편 조교사 통산성적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하재흥 조교사가 700승을 목전에 두고 있어 그 격차는 어림잡아 200승 내외다.
때문에 신우철 조교사의 다승행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조교사는 사실상 없다고 표현해도 무리는 아니다.
두 마리 토끼 중 남은 것은 한해 최다승 타이틀인데 현재 24승으로 이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어 나머지 토끼도 눈앞에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신 조교사는 통산 800승째를 달성했던 지난 2006년에 50승을 쓸어 담으며 한해 최다승 타이틀을 차지한 이래 2007년과 2008년엔 연이어 최다승 타이틀을 후배 조교사인 박대흥 조교사에게 넘기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지금 페이스라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어 보인다.
현재 신 조교사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린 배대선 조교사는 19승을 기록중이며 그 격차는 5승에 달한다.
최대의 라이벌인 박대흥 조교사는 18승으로 1승의 차이가 더 나기 때문에 역전이 그리 쉬어보이지는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한 경마전문가는 탄탄한 소속마필들을 꼽았다.
현재 34조에 입사해있는 32두의 경주마 중 과천벌을 호령할 만한 탁월한 능력마는 없지만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붕정만리', '프리허그', '해피퀸' 등이 마방살림을 이끌고 있다.
이외에도 1군에서 활약 중인 '댕키즈팔' 등도 마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
농구에서 주전선수를 제외한 주전급 후보선수를 '식스맨'이라고 부르는 데 34조 마방에는 이 식스맨이 많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 마필의 성적이 곧 조교사의 승수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마필의 부상에도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록을 달성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조교사의 자리에 오른 신우철 조교사지만 신 조교사에게는 큰 아픔이 있다.
신 조교사는 지난 2007년에 경마부정에 연루되어 무려 5개월간 경마장을 떠나있어야 했다.
다행히 수사결과에서 무혐의가 밝혀지면서 그해 연말에 다시 경주로에 복귀하긴 했지만 평소 청렴한 이미지를 가졌던 신 조교사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좌절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경마장을 떠나있는 동안에도 경마팬들이 보내준 응원메시지 등을 생각하면 더 이상 좌절해있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다.
절치부심 끝에 신 조교사는 작년에 32승을 기록하며 멋지게 재기(再起)에 성공했다.
재기에 머물지 않고 '최초의 기록'과 '최고의 기록' 동반 달성을 위해 매일같이 신우철 조교사는 조교 중인 마필들을 쌍안경으로 관찰한다.
새벽이슬을 맞으며 경주로에서 달리는 건 분명 경주마들이지만 신 조교사의 열정도 경주마와 함께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