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올림픽 스타 '예기불안'도 넘어야

2008-08-20     김연환
【서울=뉴시스헬스】김연환 기자 = 북경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선 현재 많은 올림픽 스타들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유망주에서 비운의 스타로 전락한 올림픽 스타들은 각종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고통과의 승부에 다시 한번 시달려야 할지 모른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긴 최민호 선수 역시 인터뷰를 통해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금메달리스트들과 비교되는 등 심한 차별로 한동안 폭음과 폭식 등으로 방황했었다”고 정신적 고통을 털어 놓은 바 있다.

많은 양의 훈련과 경기경험을 가진 국가대표 선수라 할지라도, 올림픽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 금메달을 바라는 국민적 기대 등으로 인해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이에 스포츠 정신의학을 전공한 중앙대학교용산병원 한덕현 교수(정신과)는 “선수 개인의 패배에 대한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완충역량을 넘어서는 경우, ‘예기불안’과 같은 불안증상으로 나타나 집중력과 수행능력을 떨어뜨려 실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예기불안은 어떤 일이 있기 전에 미리 부정적인 일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불안해 하는 것으로, 운동선수에게 있어 부담감을 동반한 예기불안은 곧, 최악의 결과를 만드는 부정적 시나리오의 첫 단추로 작용하게 될 확률을 높이게 된다.

한 교수는 “이같은 경우 실제로 이어진 나쁜 결과와 함께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후유증을 동반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선수들의 완충역량은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키워지지 않으며, 또 역량을 넘어선 부담감은 선수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선수에게는 선수가 가진 능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그에 걸 맞는 목표가 부여돼야 하며, 관중 역시 기적과 같은 승부만을 바라기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 경기의 규칙과 흐름, 그 안에서 뛰어난 운동 수행능력을 즐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겁게 응원하고 감상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