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치료, 지문 없애"…외국 방문 때 조치 필요-英BBC

2009-05-28     이남진
【서울=뉴시스】이남진 기자 = 암(癌)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가 환자들의 지문을 없앨 수 있어, 항암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싱가포르 국립암센터는 학술지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에서 "미국을 여행하려던 싱가포르 국적의 한 암환자(62)가 미 출입국사무소에서 4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나서야 입국이 허가됐다"며 "이 환자는 두경부암 치료를 위해 '카페시타빈(Capacitabine)'을 처방받았다"고 밝혔다.

'카페시타빈'은 암환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 치료제로, 이 약이 처방된 경우 손바닥이나 발꿈치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피부가 벗겨지고 피가 나는 증상이 발생한다. 이 같은 증상이 반복될 경우 지문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싱가포르 국립암센터의 엥-화트 탄 박사는 "3년간 카페시타빈 치료를 받은 환자가 2008년 12월 미국 친척집을 방문하던 길에 출입국사무소에서 지문이 인식되지 않아, 추가적인 조사를 받은 뒤에야 입국이 허가됐다"고 지적했다.

탄 박사는 "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환자와 당국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환자가 해외여행을 할 경우에 담당 의사의 진술서가 담긴 문서를 소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