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H+ 양지병원
▲자료=H+ 양지병원

[뉴스인] 민경찬 기자 = 눈이 비가 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도 지났지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2월 말까지 추위가 지속되며 낮과 밤의 일교차가 최대 10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날씨에는 낮에 녹았던 도로가 밤에 다시 얼어붙어 블랙아이스(살얼음)가 생기기 쉬워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보행자에게도 낙상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살얼음은 도로에 내렸던 눈과 비가 낮 동안 녹아 있다가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매연과 먼지 등 각종 이물질과 섞여 검은색으로 얇게 얼어붙은 것으로 육안으로는 아스팔트 노면과 비슷해 보여 도로 위 결빙상태를 인지하지 못해 겨울철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하지만 보행자에게는 치명적인 낙상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한겨울 빙판길이 아니다보니 보행길 미끄럼에 부주의해 질 수 있고, 갑작스런 꽃샘추위에 두꺼운 옷과 장갑 등 방한장구를 미처 착용하지 못한 채로 넘어졌을 때 부상 우려도 높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윤형조 척추관절센터장은 “추운 날씨엔 몸이 움츠러들고 민첩성과 순발력도 떨어져 작은 부주의로도 미끄러져 넘어지기 쉽다”라며 “낙상으로 생길 수 있는 손목 골절, 척추 압박골절, 대퇴부 골절 등 직접적인 손상도 문제지만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다양한 합병증과 정신적·사회적 기능 저하로 삶의 질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낙상 시 손목 골절, 척추 압박골절, 대퇴부 골절 등 위험 커

질병관리청의 2020년 응급실 손상환자 심층조사에 따르면 추락·낙상사고는 응급실에 온 손상환자 중 33.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발생장소도 집과 거주시설 등을 제외하면 도로나 교통지역이 가장 높다.

낙상으로 입을 수 있는 대표적 손상 부위는 손목, 척추, 대퇴부 등이다. 추운 날씨엔 몸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는데, 특히 근육과 인대도 수축되고 유연성도 떨어진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손을 짚을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손목에 골절이 생기기 쉽다. 

또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중장년층은 낙상 충격으로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한 척추뼈라면 어느 정도 충격에도 문제 없지만 노화나 골감소로 척추뼈가 얇아지고 약해진 상태에서는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내려앉아 찌그러지는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을 입으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한다. 수술 후 회복되기까지 6~12개월의 긴 시간이 소요되고 회복되더라도 기능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또 회복기간 중 계속 누워있게 되면서 욕창, 폐렴, 폐색전증 등 전신적인 합병증까지 올 수 있어 상당히 위험하다.

◆고령층일수록 더욱 위험, 통증 작아도 즉시 진료 받아봐야

연령대가 높을수록 낙상사고 발생위험과 손상의 정도도 커지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위의 통계에 따르면 응급실에 온 환자 중 추락·낙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대 30.1%, 60대 38.9%, 70대 이상은 무려 62.9%에 달한다.

또 고령층은 일단 골절이 생기면 회복 기간도 길어지는데, 이때 신체적·정신적 기능 뿐 아니라 거동의 불편함으로 사회적 기능 또한 감소돼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무엇보다도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낙상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출 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살얼음이 예상되는 도로길은 되도록 피하고 미끄러짐이 적은 신발을 착용한다. 걸을 때는 보폭을 최대한 줄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착용한다. 또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 감소로 하체 근력이 떨어지고 균형감각이 상실되기 때문에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윤형조 센터장은 “노년층은 관절 유연성이 급격히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치하거나 민간요법 등으로 버티지 말고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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