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조진성 기자 = 전직 대통령이었던 故 전두환 씨가 앓은 다발성 골수종은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알려졌다. 몸의 면역 기능이 저하 돼 각종 감염병에 취약해지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병이다. 흔한 질병은 아니지만, 고령일수록 발병위험이 크고 7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환자수는 1,7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0년 기록한 1,079명보다 약 700명 많은 수준이며 매년 환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환자 수가 570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33%로 가장 많았다. 반면 50세 미만 환자 수는 99명으로 전체 환자 수의 5%에 불과했다.

다발성 골수증은 혈액의 구성물질 가운데 하나인 형질세포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정상 형질세포는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막는 면역 물질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형질세포가 손상돼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면 신체가 외부 감염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폐렴이나 피부감염, 요로감염 등 여러 감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다발성 골수증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요 증상을 숙지하고 꾸준히 관리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발성 골수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뼈 통증이다.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가 혈액을 만드는 골수를 침범해 뼈를 약화시키고 작은 움직임에도 척추나 갈비뼈에 통증을 일으킨다. 이와 함께 뼈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인 칼슘이 혈액에 과하게 녹아들면서 탈수와 피로 증상이 자주 나타나며 심할 경우 의식 저하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혈액 내 칼슘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환자의 근 골격량이 감소해 환자가 평소보다 작아 보이게 되며 신장 기능이 떨어지게 돼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외에도 혈액을 생성하는 골수의 기능이 떨어져 만성적인 빈혈을 경험하게 되며 피를 흘리게 될 경우 피가 잘 멎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발성 골수종이 의심된다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골수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형질세포는 M-단백이라는 특징적인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검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M-단백이 검출됐다면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내리게 된다. 또 혈액 내 칼슘의 농도, 빈혈의 유무, 신장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해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결정하게 된다.

다발성 골수종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주로 통증을 줄이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를 진행해 볼 수 있고, 높아진 혈중 칼슘 농도를 조절하는 약물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빈혈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수혈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다발성 골수증은 환자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환자는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위생 수칙들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행히 건강검진을 통해 증상 초기에 진단을 받았다면 환자 상태를 고려한 약물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정상적인 일상생활 유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발성 골수증 환자는 뼈가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뼈에 무리를 주는 운동은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이용해 치료를 시도하거나 주치의와 상의 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복용은 치료 효과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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