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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직원 75%, 코로나19 '감염 피해' 스트레스 시달려"
조진성 기자 | 승인 2020.03.16 10:25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직원 네 명중 약 세 명이 자신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과, 감염 시 입게 될 심각한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명지병원(이사장 이왕준)이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팀과 함께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명지병원 의사, 간호사, 보건직, 행정직 등 1300여 명을 대상(응답률 40.5%)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28명일 당시에 실시한 1차 설문조사(2월 6일~12일)에 이어 실시된 것으로, 국내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선 시점에 두 번째 조사가 이뤄진 것이다.

이 조사는 코로나19 확진환자 치료와 의심환자 선별에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는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과 국민안심병원을 운영하는 병원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것으로, 긴박한 대응 현장에서 느끼는 구성원들의 감정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는데 큰 의의를 가진다.

조사결과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보통, 22.7%는 높다고 응답, 전체의 76.1%가 감염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특히 간호직의 감염가능성 위험인식은 79.6%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6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1차 조사결과(35.5%) 보다 무려 40.6%P가 증가한 것으로, 지역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병원내 감염에 대한 증폭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자신이 감염될 경우, 건강영향이나 각종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6.6%가 심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가 가져다준 일상의 변화 정도(0점 안전한 정지, 100점 전과 그대로)에 대해서는 69.7%가 ‘상당한 변화’(0~40점)라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 1차 조사 때 45% 보다 24.7%P가 증가, 감염 확산에 따른 업무량 증가와 업무재배치 등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명지병원 직원들은 자신의 일터인 병원에 대한 높은 우려도 드러냈다. 병원 내 감염확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8%, 업무 증가는 76%, 병원의 사후책임은 68%가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환자 치료 결과에 대한 우려는 46%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확진환자 입원 치료로 인한 환자감소에 따른 병원 경영 악화에 대해서는 73%가 우려를 표한 반면, 외부시선과 병원의 평판에 대해서는 60%가 우려하지 않는다고 답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 치료에 앞장서는데 병원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결과에 대해 유명순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공중보건 위기상황이 종료되면 위기 당시의 대응 보상 및 책무성에 관련된 이슈들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건당국과 의료계 간 신뢰구축 노력은 재출현할 수 있는 감염병 대응의 협력 거버넌스를 촉진하는 중요한 자본이 된다. 이런 점에서 병원이란 조직의 구성원들이 위기대응 당시에 어떤 점을 우려하는지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병 위기상황이 초래한 조직과 업무 관련 스트레스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명지병원이 국가지정 음압격리병동을 유지하고 감염병 유행시 확진 환자를 받는 것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는 직원 87.3%가 찬성의견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개방형으로 답한 찬성의 이유로는 ‘병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므로 우리 병원이 해야 한다 ▲이미 운영하고 있으므로 유지한다 ▲명지병원의 경험과 기술로 잘 치료할 수 있다 ▲자부심,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 등이었다.

국가지정 격리병상 운영의 반대 이유로는 ▲불안감이 커진다 ▲직원 업무가 과중되는 반면 돌아오는 보상이 없다 ▲직원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 ▲민간의료기관으로서 꼭 해야 하는 일인지 의문이다 등이었다.

이와 함께 감염병 유행의 상황에서 본인이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중요한 동기 한 가지(개방형 문항)에 대해서는 ▲직업의식 ▲안전한 근무환경 ▲가족 ▲월급, 생계유지 등을 들었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는 ‘코로나19 환자치료 등 일선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에 대해 한마디’를 요청하는 개방형 질문에 대한 응답들을 다빈도어 중심으로 워드 크라우딩을 시도 했다. 그 결과 ‘힘내세요’ ‘화이팅’ ‘우리’ ‘모두’ ‘믿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등이 가장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나, 의료 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인과 보건 종사자들에 대한 위기극복의 연대감을 드러냈다.

설문 설계와 분석을 담당한 서울대 유명순 교수는 “의료인과 기관의 헌신에 응원을 보내는 것은 사회적 연대감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치료와 안전을 담당하는 의료 인력과 기관의 추가 노동과 노력을 ‘전사’나 ‘천사’의 이미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즉각적인 안전강화와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시스템 없이는 위기대응의 후진성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는 그 점에서 “실제 의료인과 병원 구성원의 목소리를 감염확산의 위기 속에서 수렴하고 드러낸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설문조사를 진행한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수영 교수(환자공감센터장)는 “코로나19에 최일선에서 일하는 교직원들의 심리적 상황을 인식, 그로인한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설문을 시행하게 됐다”며 “이 일을 함께 겪고 있는 동료들에게 전하는 ‘우리 모두 힘내세요. 파이팅’이라는 워드 크라우딩이 도출되는 순간 아름다운 명지병원 직원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다. 이 말이 전국의 의료인들에게 동료의 한 마디로 함께 공유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메르스를 겪으면서 직원들이 받는 감염병 스트레스에 대해 잘 알게 됐다”며 “두 차례의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 하는 전략이 결국 조직만족도(직장만족도)를 높인다는 것에 더욱 유념해서 감염병 유행시기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이 태도를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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