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프라나이비인후과 제공)

[뉴스인] 민경찬 기자 = 통상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언어 발달 능력이 1.5세 정도 느린 편이다. 이런 발달의 차이가 말더듬 같은 말장애로 나타날 수 있는데, 남자 소아청소년의 말더듬이 여자 소아청소년의 4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남아의 부모는 자녀에게 세심한 관찰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0~2018년 0~19세 말더듬 환자 총 4,534명 중 남자 소아청소년 환자가 3,586명(79.1%)으로 여자 소아청소년 환자 948명(20.9%)보다 약 4배(3.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0~9세 소아기에는 남아 환자 2,684명, 여아 환자 897명으로 약 3배 정도 차이를 보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여아의 경우 말더듬 환자가 줄어든 반면 남아의 경우 여전히 말더듬 환자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전체 여자 소아청소년 환자 948명 중 10~19세 환자는 51명으로 5.4% 정도였으나, 전체 남자 소아청소년 환자 3,586명 중 10~19세 환자는 902명으로 25.2%로 통계됐다.

남아가 여아에 비해 언어 발달이 느린 편이고, 자라면서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으로 말더듬을 방치하다 만성화될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남아의 경우 병적인 말더듬 증상을 보여도 그저 말이 느린 것이라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며 “학령기 이후까지 말더듬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성인 말더듬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언어 관장 두뇌보다 운동능력 두뇌 발달하는 남아, 꾸준한 우뇌 자극 필요

전문의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두뇌 발달 차이를 꼽는다. 여아가 남아에 비해 두뇌 발달이 빠른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두뇌 활동 측면에서도 여아는 언어 발달과 관련된 측두엽이 활발하게 발달하고 남아는 공간지각이나 운동감각과 관련된 두정엽이 먼저 발달하는 양상을 보인다.

또 남아가 주로 좌뇌를 사용하기 때문에 여아에 비해 사용하는 단어량이 적고 표현도 단조로워 말에 대한 감각이 무딜 수 있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제기된다. 좌뇌는 논리력, 수학적 능력, 언어 능력을 담당하고 우뇌는 종합적인 사고, 심미적 감성 능력을 담당한다.

말의 맥락을 파악하고 풍부한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뇌의 역할이기 때문에, 남아의 경우 발달 과정에서 꾸준히 우뇌를 자극하지 않으면 언어 사용이 지체되고 말장애가 생길 가능성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말더듬을 아동의 지적 능력과 연관시켜 걱정하는 부모가 많지만 말더듬과 지능이 관련됐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다만 말더듬으로 인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면 사회생활 전반에 곤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전문 언어치료기관을 찾아 말더듬을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 학기 전 겨울방학, 말더듬 치료의 골든타임

두 달여 간의 겨울방학은 말더듬을 치료하기 적절한 시간이다. 학령기 전 아동의 경우 8세가 되어 갑자기 단체생활을 하다 보면 낯선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로 말더듬이 증폭될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또래와 어울리며 말더듬에 대한 부담이 심해지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잠시 학업을 쉬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말더듬을 개선하고 자녀가 새 학기를 자신감 있게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 좋다.

말더듬 치료에는 말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갖게 하는 유창성 형성법, 말을 쉽게 더듬는 훈련을 할 수 있는 말더듬 수정 접근법, 유창한 말을 의식적으로 하게끔 돕는 행동인지 말더듬 치료 등이 있다. 적절한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으면 말더듬을 개선할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검진을 통해 정확한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업, 교우 관계 등 스트레스로 아이들의 말더듬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긴 겨울방학에 치료에 전념해 새 학기가 시작됐을 때 자녀가 가질 말더듬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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