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소아청소년과 정혜운 교수, 소아치과 이효설 교수.

[뉴스인] 민경찬 기자 = 또래보다 키가 작지는 않은지, 언어습득이 늦어지는 건 아닌지. 아이에 대한 부모의 걱정은 방학이 끝나가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급속도로 커진다.

또래 친구들과 상대적인 비교가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 반면, 성장이 빠르다고 걱정이 사라질까? 아이 건강을 중요시 한다면 ‘빠름’보다 ‘올바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들보다 성장 빠르지만 눈에 띄게 ‘달라’ 학교생활 어려움을 느낄 수도

눈에 띄게 성장하는 우리 아이를 보며 만족하고 있다면?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또래보다 빠르게 성장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성호르몬은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한다. 결과적으로 성인이 되었을 때 키가 평균보다 작을 수 있다. 또한, 남들보다 빠른 외형의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정혜운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미만의 시기에 사춘기 현상(유방 또는 고환의 발달)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탓에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상태에 대한 검진, 뼈 나이 검사 및 호르몬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치료가 필요한 중추성 성조숙증의 경우에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유도체 약제가 주로 활용되며, 사춘기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는 연령 전까지 치료한다. 치료 시작 후 약 6개월이 지나면 이차성징의 진행이 억제되고 성장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정혜운 교수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매년 키와 몸무게를 정확하게 측정·기록·평가해야 하며,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성장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들보다 빠른 사랑니, 정상기능 못하면 구강건강 위협하는 적(敵)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은 구강보건지도나 구강질환에 대한 예방이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사랑니는 가장 늦게 나는 치아로 보통 17~25세 사이에 구강내로 맹출되는 치아다. 또래보다 빠르게 사랑니가 났다면? ‘어른’이 되었다는 칭찬에 그치지 말고, 아이의 구강상태를 살펴보자.

경희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이효설 교수는 “제일 뒤쪽에 나는 치아이기 때문에 비교적 관리가 어렵고, 몸이 피곤하거나 음식물이 끼면 쉽게 붓고 염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방사선 사진을 통해 사랑니 유무를 파악한 후, 삐뚤어져 있거나 다른 치아에 지장을 준다면 미리 발치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기울어져 있는 사랑니는 인접 치아나 잇몸에 염증과 충치를 유발하여 청소년들의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더 나아가 충치로 인한 통증, 잇몸뿐만 아니라 빰, 편도선, 림프절까지 붓는 증상은 고통을 더욱 심화시켜 학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얼굴과 성격만큼 치아도 제각각이다. 개인의 성장에 맞는,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과의 상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