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가 담도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인] 조진성 기자 = 무더운 여름이 저물어가고, 낚시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이들은 바다가 아닌, 근교 민물낚시터로 발길을 돌린다.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며 낚은 민물고기는 성취감과 함께 그 날의 저녁메뉴가 된다. 조리기구조차 완벽히 구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섭취한다면? 자신의 건강을 위해 젓가락을 잠시 내려놓아보자.

◇민물고기 섭취 시 왜 주의해야 하나?

5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최악의 암, 바로 ‘담도암’이다. 발병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기준 또한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양한 연구와 임상 결과에 따르면 ‘담석’과 ‘선천성 기형’, ‘궤양성 대장염’ 그리고 ‘민물고기를 통한 간디스토마(간흡충) 감염’을 손꼽을 수 있다.

간흡충증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되어 있으며, 간흡충 발생지역과 담도암 발생률 간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간디스토마로 잘 알려주는 간흡충은 장내 기생충의 일종으로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오염된 주방기구 등을 통해 쉽게 감염된다”며 “간흡충은 담관 안에 기생하면서 복부통증, 담낭염, 담관염 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WHO에서는 담도암의 1급 원인으로 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흡충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민물고기 섭취 시 꼭 익혀 먹어야 하며, 이유 없는 소화불량 및 황달 등이 보일 때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망선고와 다름없는 ‘담도암’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담도는 선뜻 어디에 붙어있는 기관인지 떠올리기 어렵다. 익숙하지 않아서기도 하지만 실제로 몸 속 깊숙이 자리해 내시경 검사도 만만치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증상이 없다. 우리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넘길 수 있는 복부팽만감, 소화불량, 체중감소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로 인해 조기진단이 어렵다.

환자의 약 80%는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유일한 완치방법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해당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주변장기로 암의 파급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는 "담도암은 진단은 곧 사망선고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며 "가능한 일상생활에서 위험요인을 피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한 완치방법,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최선의 치료법은 바로 ‘수술’이다. 췌장은 인체 내 깊숙이 위치해 있어 진단이나 수술 자체가 매우 어렵다.

특히 간외 담관암 수술은 암의 위치 및 범위에 따라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해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하고 정교한 접합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다.

또한 간내 담관암은 간의 상당부분을 절제하고 나머지 간의 담도를 소장과 연결해 주는 복잡한 수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수술의 안정성 확보와 합병증 최소화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도 한다.

경희대학교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최소한의 절개로 진행되는 복강경·로봇수술은 안정성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혈이 적어 개복 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여준다”며 “미용적 우수성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확보를 통한 정교함, 더 나아가 수술 후 통증이 현저히 적다는 점에서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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