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급진적 변화의 도시(세운상가 옥상 통경축), 2018

[뉴스인] 박준식 기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는 제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 한국관의 귀국전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을 오는 3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한다.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술계 행사 중 하나인 ‘2018년 제 16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선보인 전시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박성태 예술감독(정림건축문화재단 상임이사), 최춘웅(서울대 교수), 박정현(마티 편집장), 정다영(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공동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로, 1960년대 한국 개발 체제의 싱크탱크이자 당시 한국 최고 건축가들이 모여 있던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이하 기공)’의 작업에 주목했다.

영국의 <가디언Guardian>에서 선정한 ‘흥미로운 전시’('a selection of the most eye-catching and intriguing urban explorations at this year’s exhibition')에 꼽혔으며, 미국의 <아키텍쳐럴 다이제스트Architectural Digest>에서도 ‘한국 건축과 정부의 긴장감이 돋보인 전시’('This is how the Korean state used architecture for political gain')였다고 평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매체와 건축계의 주목을 받았던 본 전시는 164일의 전시 기간 동안 베니스 현지 한국관에서 약 1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다녀가며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전시는 시민사회(civil society)의 힘이 미약하고 시민 공간(civic space)이라는 개념이 부재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도시와 건축 유산을 파헤침으로써 건축의 보편적 가치이자 당위적 요구로서 제시된 ‘자유공간’에 대한 오늘날 건축가들의 대답을 들려주었다. 2018년은 68혁명 50주년이 되는 해로 세계적으로 1960년대 말의 문화 운동에 대한 재조명이 일어났는데, 억압적인 국가체제 아래에서 일어난 건축적 실험을 바라보는 한국관 전시는 1960년대 말에 주목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췄다. 동시에 서구의 역사적 이해의 틀로는 포착하기 힘든 한국 현대성의 조건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전시를 통해 억압적 국가와 탈체제를 지향하는 ‘아방가르드’의 공존과 병치를 통해 기공의 작업, 나아가 1960년대 한국이 갖는 역설적이고도 모순적인 성격을 드러내고자 했다. 1960년대 말 기공에는 윤승중, 유걸, 故김석철, 김원 등 한국 현대 건축사의 주역이 모두 모여 있었는데, <국가 아방가르드의 유령>은 기공의 2대 사장 김수근과 그 팀이 주도한 네 프로젝트(세운상가, 구로 한국무역박람회, 여의도 마스터플랜,  엑스포70 한국관)에 초점을 맞췄다. 한강연안개발, 삼일고가, 경부고속도로, 포항제철, 중문/보문관광단지 등 현대 한국을 형성한 개발계획을 주도했던 기공은 1960년대 한국 건축사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카이브는 거의 구축되지 못한 상황이다. 실체가 온전하게 밝혀지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 한국 건축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공의 유산을 ‘유령’으로 설정하고 이러한 상황 자체를 전시의 조건으로 활용했다.

바래, 꿈세포, 2018

이를 통해 전시는 단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주도의 개발 시대가 외면한 시민 공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아르코미술관의 이번 귀국전은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인 기본 전시 구성에 참여 작가들의 신작을 더해, 미술관의 공간적 구조에 맞춰 새롭게 재구성된 전시 연출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기공에 대한 두 개의 아카이브와 김경태, 정지돈, 설계회사, BARE, 김성우, 최춘웅, 서현석, 로랑 페레이라 등 건축가와 아티스트 8인(팀)의 신작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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