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형 우울증 관련 이미지. (출처=바로세움병원)

[뉴스인] 조진성 기자 = 대졸 예정자의 1월 기준 취업 비율은 예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3년 전(2016년 1월) 같은 조사에서 '정규직 취업자'는 16.9%였으나 올해 11.0%로 5.9%포인트 감소했다. 심지어 '비정규직 취업자'도 22.2%에서 10.0%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해부터 취업 준비를 해 온 주 모씨(27세). 남들 앞에서 애써 웃음 짓지만 뒤돌아서면 절망감이 엄습해 온다. 명예퇴직 권고를 받은 김 모씨(57). 소화가 안 되고 술만 자꾸 늘어간다. 얼굴은 웃음을 보이지만 마음은 절망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른바 '가면형 우울증'이다.

우울증은 가장 흔한 신경계 질환의 하나로 환자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의 질도 떨어진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이 투여되고 가족들이나 간병을 해야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그 사회적  비용 손실은 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겠지' 라며 피상적으로 넘길 뿐 나 자신이 해당된다고 느끼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하다.

가면형 우울증은 자신의 감정을 느끼거나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갖는다. 특히 이러한 환자들은 우울 장애가 발생하였을 때 우울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즉 우울한 감정과 기타 정신 증상들은 무의식적으로 억압되고 환자는 다른 증상을 나타낸다.

신체적 고통보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정신적 위축감, 매사 재미가 없고 의욕이 떨어진 상태가 지속되며 후회, 절망감, 자책감에 시달린다.

흔한 우울증의 진단에는 다음 8가지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어야 한다. 불면증, 흥미의 결여, 죄책감, 무력감, 집중력감퇴, 식욕부진, 정신운동적 안절부절, 자살시도 등이다.

바로세움병원 신경과 김효정 원장은 "우울증은 부끄러워하거나 고민할 병이 아니다. 보통 우울증은 여성의 전유물로 통하지만 상당수의 남성도 우울증에 시달린다. 다만 자신이 우울증이란 사실을 모르거나 애써 덮으려 한다"며 "가족들도 알아채기 어렵고 갑자기 불면증이나 두통 피로를 호소하거나 폭음을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면 '가면형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소년 가면성 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은 우울한 기분 대신 '짜증과 반항'이 심하다는 사실이다. 우울증을 갖는 청소년은 예외없이 자신감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밖에 나가서는 짜증내기도 어렵다.

특히 아침에 짜증이나 우울이 더 심한 것도 특징이다. 짜증이 지나치다 보면 말이나 행동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고 심한 반항, 등교거부, 약물남용, 비행, 폭력 등을 보이기도 한다.

중년의 우울증상은 명예퇴직, 감원, 사회적 압박감, 낮은 성취감, 인생에 대한 회의 등으로 자살률이 여성의 2배이며 자존심 때문에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거나 술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높은 게 특징이다.

노인의 특징은 모호한 신체증상, 불면, 불안,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가성치매)의 증상이 보인다.

김효정 원장은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는 차이점은 바로 '고통의 심각성'에 있다.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 환자가 호소하는 고통은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며 심각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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