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박준식 기자 = 지난 2018년의 키워드였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은 영화에서도 입증되었다. 모리 준이치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 한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가 그 예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순제작비 15억원으로 제작되었으나 150만명이 넘는 관객들의 지지를 받으며 고예산의 자극적인 영화들 사이에서 작은 붐을 이끌었다.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용기’를 외치며 소확행의 시작을 알린 영화 <카모메 식당>과 ‘배가 고파서 고향에 돌아온’ 혜원의 이야기를 그린 <리틀 포레스트>는 힐링 영화, 소확행 영화라는 것 이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의 힐링과 행복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영화 <일일시호일>은 이제까지 영화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다도를 통해서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취직과 미래 이야기를 하며 들떠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고민하던 스무살 노리코는 24년의 시간이 지난 마지막 장면에서 더 이상 스스로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이러한 노리코의 성장을 만들어낸 것은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과 그 시간 사이에서 원형으로 순환하는 계절, 그리고 그 계절을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 준 다도였다. 우리의 인생처럼 노리코 역시 취직에 실패하기도 하고, 실연을 하며 상심하기도 하지만 매주 한 회씩 다도 수업을 듣는 일은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다도를 통해 쌓아간 시간은 노리코가 내면이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온전히 만끽하는 것이 소확행이라면 그 행복의 지속은 내가 일상에서 쌓아간 시간일 것이다. <일일시호일>은 엔딩의 노리코의 미소에서 그 답을 전하며 내 손으로 만들어낸 행복과 기쁨에 대해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