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전바로세움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유치원생을 둔 주부 최모씨(34세)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치원을 다니는 딸아이가 팔자걸음을 걷기 때문에 보조기를 채운 것이다. 때문에 또래 아이들에게 놀림걸이가 될 뿐만 아니라 아이와 함께 산책이라도 하면 뒤에서 수군수군 대는 소리를 자주 듣기 일쑤이다. 더구나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이런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쌓여만 가고 있는 현실에 한숨만 나온다.

주부 최모씨처럼 소아를 둔 부모들이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소아정형외과 질환에 대해 대전바로세움병원 관절센터 김경훈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평발-만10세까지 지속되는 편평족

소아에게서 관찰할 수 있는 평발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연성 편평족을 보이며 만10세경에 이르러 정상적인 발모양을 갖추게 된다. 드물게 강직성 편평족을 보이는 경우에는 다른 근본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일부 유연성 편평족이 호전되지 못하고 평발로 남은 아이는 성인이 되면서 족저근막염, 전모지증후군, 무지외반증, 관절염 등 만성 족부 및 족관절부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남들과 발모양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든지 체육활동에 자신감을 잃어 소극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유연성 편평족을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만 10세까지 지속되는 편평족은 부모의 관심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안짱다리, 팔(八)자 걸음-정확한 원인 파악해야

안짱다리나 팔자걸음 같은 회전변형의 원인은 허벅지뼈와 종아리뼈의 회전각에 문제가 있거나 발의 골격이 비정상적일 때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다.

요즘 부모들은 이런 변형에 상당히 불안해하거나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단순 경과 관찰 중에 저절로 완화되기 때문에 성급하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 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삼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전바로세움병원 관절센터 김경훈 원장은 "어린이에게 억지로 보조기를 채우거나 누워있게 하는 방법은 효과가 없다. 불필요한 자극만 가할 뿐이다”며 “오히려 부모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으로 안심시키고 다독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장애가 남거나 변형이 심하여 문제가 되는 경우는 전체 회전 변형 환아의 1%도 되지 않는다.

◇만 10세까지 지속되는 O자 다리, X자 다리-보조기 치료 효과 없어

안짱다리, 팔자걸음이 회전변형의 문제라면 O자 혹은 X자 다리는 각 변형 (다리뼈 자체가 휘어져 있거나 뼈 정렬이 바르지 못해 무릎 위 뼈와 아래 뼈 축을 이루는 선이 본래 각도에서 벗어나면서 다리가 휘는 현상)의 문제다.

신생아는 약간의 O자 다리로 태어나며 성장하면서 점차 X자 다리가 되었다가 만3~4세경을 지나며 점차 감소하여 만 6~7세경에 약간의 X자 상태로 고착되어 성인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3-4세 이전에 약간의 O자 다리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경우 '생리적 내반슬'이라고 얘기하며 당연히 아무런 치료 없이 교정된다.

단, 유아기 경골 내반증, 비타민D 결핍증, 구루병 등 원인이 뚜렷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또한 만 10세경까지 지속되는 O자, X자 다리의 경우에는 보조기 치료는 효과가 없으며 수술적 치료로만 교정이 가능하다.

대신 성장판이 열려있어 잔여성장이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간단한 수술로 교정이 가능하나 시기를 놓쳐 잔여성장이 1~2cm정도밖에 예상되지 않을 경우에는 성인이 되어서 교정적 절골술을 받을 것을 바람직하다. 하지의 각변형이 방치될 경우 무릎 혹은 발목관절의 관절염, 만성통증의 원인이 된다.

◇다리 길이가 달라요

하지부동증이라 일컬으며 소위 말하는 '짝다리'라고 한다. 특별히 기저질환이나 외상력이 없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을 '특발성 하지부동증'이라고 부르며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1cm 정도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불편함을 못 느낄 수 있으나, 1.5cm 이상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 골반이 틀어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로 하지부동증이 심할 경우 골반이 기울어 자세가 삐딱해 보이거나 무릎, 발목,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된다.

대개 2cm 미만의 단축의 경우 의료용 깔창을 이용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2cm 이상 차이가 발생할 경우에는 수술과 같은 물리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것 역시 잔여성장이 충분할 경우 간단한 성장판 유합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키를 손해 보기 싫다거나, 잔여성장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성인이 된 후 골연장술을 권한다.

◇허벅지 주름이 달라요

영유아검진 후 정형외과를 찾는 가장 많은 이유 중에 하나이다. 허벅지 주름이 다르다는 것은 소아 고관절 탈구를 의심할 수 있는 일종의 징후 같은 것으로서 이렇게 고관절이 탈구되는 질환을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선천성 고관절 이형성증'이라고 불렸으나, 정상적이던 고관절이 아이가 발달하면서 빠지는 경우도 관찰되고 있어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으로 진단명이 바뀌었다.

허벅지 주름이 비대칭적일 경우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는 하나 정상적인 아이에게서도 허벅지 주름은 비대칭적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찰과 검사를 요한다.

대개 생후 6개월 이전의 아이에게서는 대퇴골두의 골화가 관찰되지 않아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확진이 가능하다. 6개월 이후의 아이라면 단순 방사선 검사로 확인이 된다.

◇보조기 치료의 허와 실

소아에게 적용하는 교정기, 보조기들은 교정의 목적과 동시에 질환의 진행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교정기로 교정이 되는 질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대전바로세움병원 관절센터 김경훈 원장은 "불필요한 교정기 착용은 어린이 스스로에게 ‘나는 문제가 있는 아이’ ‘나는 친구들과 달라’라는 인식을 갖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범람하는 보조기는 자칫 환자와 가족의 적지 않은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보조기 착용 여부는 반드시 소아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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