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최병환 대표 “김기영 감독 타계 20주년 맞아 헌정관 개관, 한국영화 발전 위해 더욱 노력” 의지 강조

CJ CGV 최병환 대표(左), 헌정패를 손에 든 김기영 감독의 장남 김동원 씨(右)

[뉴스인] 박준식 기자  = CGV아트하우스가 지난 16일(금)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 '김기영관(ART 1관)' 개관식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헌정패를 받은 김기영 감독 장남 김동원 씨가 감격에 겨운 소감을 전했다. 영화 ‘충녀’ 상영, 헌정패 증정 행사, 배우 윤여정 시네마톡으로 구성된 이 날 김기영관 개관식에는 김기영 감독 가족을 포함한 관객 12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동원 씨는 “올해는 아버지 타계 20주년, 내년은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며, “이러한 훌륭한 행사를 마련해 주신 CGV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김기영관을 독창적으로 꾸며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김기영관을 통해 아버님 작품들과 다양하고 좋은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상영됨으로써 한국영화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증정 행사에 앞서 배우 윤여정은 “김기영관 오픈식에서 영화 ‘충녀’를 상영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사실 너무 흔한 말이 되어 천재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그런데 김기영 감독님은 정말 천재셨다, 데뷔를 김기영 감독님 작품으로 해서 전 지금까지 잘 살아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에는 감독님 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며, “좀 더 오래 사셔서 다시 한번 작품을 찍으셨다면 더 잘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홍보 영상을 통해서는 수많은 영화인들이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박찬욱 감독은 “김기영 감독님은 가장 큰 영향을 준 감독 중 한 분이셨다”며, “대학에 입학하던 1982년 극장에서 ‘화녀82’를 봤는데, 그때의 충격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탐험가이자 거인이었다”며, “한국 영화가 도달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에 발을 내딛었고 훌륭한 결과물을 성취해냈다”고 말했다.

배우 안성기는 “'하녀' 이후 ‘충녀’, ‘화녀’, ‘이어도’ 같이 독특한 장르의 영화를 주로 제작하신 것 같아 보이는데, 굉장히 사실적이면서 사회상에 대해 다루는 영화도 많이 있었다”며, “필름이 잘 보존되어 있지 않고 평론도 많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전체가 안보이고 단면만 평가 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CJ CGV 최병환 대표는 헌정패를 전달하며 “CGV아트하우스에서 김기영 감독님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김기영관을 개관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CGV아트하우스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는 김기영 감독님처럼 한국영화의 오늘을 있게 한 위대한 영화인들을 재조명하는 작업으로, CGV의 한국영화의 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CGV아트하우스의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는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영화인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상영관을 헌정하고 업적을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6년에는 CGV아트하우스 서면 ‘임권택관’과 CGV압구정 ‘안성기관’을, 2017년에는 CGV용산아이파크몰 ‘박찬욱관’을 개관했다. 올해는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 ‘김기영관’을 개관하며, 김기영 감독의 대표작 6편의 아트포스터와 연대기 등을 전시해 관객들이 그의 영화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본 프로젝트는 한국 영화산업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 헌정관 수익의 일부를 한국독립영화에 후원해 눈길을 끈다. 2016년에는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의 이름으로 ‘스틸 플라워’ 박석영 감독, ‘철원기행’ 김대환 감독, ‘우리들’ 윤가은 감독에게, 2017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이름으로 ‘꿈의 제인’ 조현훈 감독, ‘땐뽀걸즈’ 이승문 감독, ‘폭력의 씨앗’ 임태규 감독에게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김기영관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배우 윤여정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명명되는 고(故) 김기영 감독(1919~1998)은 놀랍게도 서울대 의대 출신이다. 졸업 후 연극반 활동을 기반으로 삼아 1955년 '주검의 상자'로 영화감독을 데뷔한 그는 평생 3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김기영 감독은 영화 시나리오부터 음악, 소품, 미술, 포스터까지 독창적인 자신만의 감각으로 그로테스크(Grotesque)한 작품세계를 탄생시켜 개봉 때마다 놀라움을 안겨줬다. 인간의 노골적인 욕망과 성적 충동, 혼란을 담아낸 그의 영화는 당대 국내 영화계는 물론, 현재 전 세계 영화 관객들에게까지 충격을 안겨줄 만큼 파격적이었다.

한국영화사에서 손꼽히는 걸작인 ‘하녀’(1960)는 지난 2007년 세계영화재단(WCF)의 지원을 받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된 후, 2008년 열린 제 61회 칸 영화제의 ‘칸 클래식’ 섹션에 특별 초청되었다. 당시 WCF 위원장이었던 할리우드 거장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영화 ‘하녀’를 처음 접하고 나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며, “전세계가 봐야 할 위대한 영화다"라고 밝혔다.

6•70년대 부일영화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영화 등 각종 감독상, 작품상을 휩쓸며 한국 영화를 한 단계 격상시킨 김기영 감독은 90년대에 이르러 시네필(Cinephile)을 통해 ‘컬트 영화의 신’으로 숭배 받기 시작했다. 1997년 제 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최된 회고전을 기점으로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게 되었다. 1998년 자택에서 갑작스런 화재로 사망한 후에도 제 48회 베를린영화제 회고전, 2006년 프랑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회고전 등을 통해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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