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위의 진화론자’ 김대진

[뉴스인] 박준식 기자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성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는 오는 10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 ‘라흐마니노프’>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위대한 작곡가 시리즈>는 클래식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를 선정하여, 그의 음악 세계를 보다 깊이 탐구하는 시간으로 2014년 ‘차이콥스키’를 시작으로 ‘드보르작’, ‘말러’, ‘베토벤’에 이어 올해에는 러시아 낭만주의 클래식 음악의 대표 주자이자, 20세기 초반의 피아니스트 중 단연 최고로 뽑히는 ‘라흐마니노프’를 그 주인공으로 선정하여 그의 음악을 더 심도 깊게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하였다.

특히 이번 무대는 3명의 당대 최정상의 피아니스트들이 작곡가, 지휘자, 연주자로 만나는 특별한 연주회이다. 1920~30년대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30cm에 달하는 큰 손으로 건반을 완전히 장악하며 화려한 연주를 선보였던 ‘라흐마니노프’가 묵직하게 적어 놓은 선율을 ‘건반위의 진화론자’라는 음악계의 평가처럼 최정상의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다시 한 번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대진이 지휘를 맡아 연주한다. 또한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를 수상한 촉망받는 러시아 출신 차세대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라흐마니노프의 절절한 색체와 선율을 건반에 담아 들려준다. 평소 고향인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많이 느꼈다는 라흐마니노프의 가슴을 파고드는 특유의 우수어린 선율을 러시아의 감성으로 직접 들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낭만시대 후기의 대표적인 작품이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1위’로 꼽히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C단조≫가 연주된다. 이 곡에는 감동적인 사연이 숨어있는데, 라흐마니노프가 협주곡 제1번 초연 이후 엄청난 혹평으로 3년 넘게 우울증에 빠져 있던 시절 정신과의사 니콜라이 달을 만나 “당신은 위대한 작곡가입니다.”라는 반복적인 최면술 치료를 받으며 고통과 시련의 시간을 극복하고 만든 첫 번째 곡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곡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종소리 같은 도입부분이 인상적인데 이는 마치 ‘이제 그만 그 심연에서 깨어나라’고 말해주는 각성의 소리 같기도 하다. 이 곡은 발표 이후 ‘글린카’ 상을 그에게 안겨주며, 그에게 다시 음악가의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를 준 곡으로,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밀회≫,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혈의 누≫, 일본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등 다양한 OST에 쓰이며 지금까지도 관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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