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경마장 방문객의 절반 가까이가 경마 중독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하루 평균 마권 구입액은 50만원에 달했다.

1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분당제생병원 가정의학과팀이 2017년 9월 경기도에 위치한 한 경마장 방문객 80명을 대상으로 경마 중독ㆍ우울증 여부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경마 중독과 건강상태 지표 사이의 관계)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는 국내에서 경마의 중독성과 다양한 건강상태 지표와의 관계를 밝힌 첫 번째 연구다.

이 연구에 응한 경마장 방문객이 47.5%(38명)가 병적 도박그룹, 즉 경마 중독으로 판정됐다. 이는 2013년 미국 정신의학회가 발표한 도박장애 진단기준을 따른 것으로, 총 9개의 문항 중 4개 이상에서 ‘그렇다’고 응답할 경우 중독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경마 중독 그룹과 비(非)중독 그룹은 총 경마를 한 기간ㆍ하루 평균 경마 참가 횟수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경마 중독그룹의 경마 경력은 평균 16.1년으로 비중독 그룹(10.5년)보다 길었다.

하루 평균 경마 참가 횟수도 중독그룹(10.2회)이 비중독그룹(7.4회)보다 잦았다. 한 달 동안 경마장을 방문한 횟수는 중독그룹 6.5회, 비중독그룹 4.7회였다. 하루 평균 마권 구입액은 중독그룹이 50만원으로, 비중독그룹(41만원)보다 약간 많았다. 경마 중독그룹은 비중독그룹에 비해 흡연량도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경마 중독이 있으면 중독이 없는 경마장 방문객에 비해 우울 증세를 보일 위험이 16%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경마장 방문객 중 병적 도박(경마 중독) 그룹 비율이 상당히 높고, 비중독그룹에 비해 건강 관련 삶의 질은 낮고, 우울 점수는 높았다”며 “경마 중독의 심각성을 인식해 중독 위험그룹의 선별과 예방 프로그램 마련 등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마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경주 스포츠 중 가장 매출액이 많은 종목이다. 사행산업 통합감독위원회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모든 사행산업을 통틀어 경마장 입장객수가 1316만8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총 매출액도 경마가 7조7459억원으로 가장 높았을 만큼 경마가 우리나라 사행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경마를 포함한 병적 도박의 유병률이 미국에선 1.4%, 캐나다에선 1.7%로 추정된다. 호주에선 7.1%에 달한다.

병적 도박은 당사자를 심각한 재정적ㆍ개인적 곤경에 빠뜨리는 원인이다. 심리적으로 파탄시키며 이혼ㆍ별거ㆍ직업 상실ㆍ가정 붕괴ㆍ범죄 등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