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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태어난 윤심덕의 '사의 찬미'
정경호 기자 | 승인 2018.07.09 20:32

[뉴스인] 정경호 기자 = 『선덕여왕』, 『정의공주』 등 시대의 질곡을 과감히 넘어선 역사 속 여성들을 찾아 그들의 삶과 고뇌를 소설로 형상화해 온 한소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사의 찬미』가 독자들을 만난다. 일제강점기 신여성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이자,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의 동반 자살이라는 행적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1897∼1926)의 삶과 사랑을 본격적으로 조명한 작품으로, 작가는 윤심덕의 행적이 언급된 각종 기사 및 문헌을 심도 있게 확인하고 드라마작가로서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원고지 1,200매 분량의 장편소설을 완성했다.

구한말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관비로 일본에 유학한 조선 최초의 여인, 일본에서 레코드를 취입한 최초의 조선인 성악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윤심덕은 스물일곱의 나이에 유학을 마치고 서울 무대에 데뷔해 모든 음악회에서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지만, 극작가이자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세상의 비난 역시 한 몸에 받았다.

작가는 윤심덕의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노래를 위해 유학을 떠나는 과정, 일본에서의 유학생활, 김우진과의 운명적인 만남, 돌아온 조선에서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데뷔 후 불과 3년 만에 끝내 피하지 못한 절망까지 각각의 에피소드를 시와 노래를 함께 엮어 집필했다. 찬사와 시샘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정도로 뛰어난 실력의 소유자였던 윤심덕은 여자라는 이유로 때로는 추행과 모욕에 맞닥뜨렸고, 그 시대의 가치와는 다른 생각과 외모를 드러내 보인다고 해서 비난과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사랑했으나 그는 이미 조혼한 상태였다. 현실의 장벽에도 과감하게 사랑을 선택한 그들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윤심덕은 온갖 추한 소문의 주인공으로 전락한 후였다. 결국 두 사람은 오해와 엇갈림, 세상의 질시 속에 비극적 생을 마감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기의 사건으로 불렸던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이 사회윤리를 어긋난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변화의 여명기이자 암흑의 시대를 살아낸 그들의 삶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범한 능력을 가졌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시대와 조화하지 못한 비운의 천재 윤심덕. 지금의 우리는 그녀가 살던 시대에서 얼마만큼 멀어져 있는가. 이 소설은 시대를 거슬러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온몸을 다 바쳐 살고자 했던 인간 윤심덕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은 작품으로, 처절하지만 탐스러워 차마 거부할 수 없었던 그 사랑의 의미를 함께 되묻고 있다.

한소진 작가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사이 방송작가로도 활동하며 『설화의 바다에서 퍼올린 한국 드라마』『TV 라디오 단막극선: 모르는 여자』『방송대본 이렇게 써라』『4천만 시청자를 확 사로잡는 방송구성 대본 쓰기』를 출간했다. 여성의 시각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을 소설화한 『선덕여왕』(전2권)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한글 창제 과정에서 활약한 세종의 딸 정의공주의 삶을 소설 『정의공주』로 그려내었다. 에세이로는 『남자 줄에 서 있는 여자』『시어머니 길들이기』가 있고 공저로 『숨어서 튀는 게 더 행복하다』『방송국 가는 길』을 펴냈으며, 어린이 성교육 만화 『탁틴 스쿨 와~』 등을 집필하며 다양한 글쓰기를 선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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