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호흡기건강보다 결막염·안구건조증 등 눈 건강 위험 더욱 심각

▲중앙대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왼쪽)가 안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뉴스인] 조진성 기자 =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다. 그런데, 미세먼지, 황사로 인한 호흡기 건강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써도 지킬 수 없는 눈 건강에 대한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봄철에는 야외활동이 늘면서 꽃가루, 황사,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에 눈이 자주 노출되면서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는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키며, 눈물이 적은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먼지를 희석하는 능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더욱 심한 증상을 느끼게 된다.

대한안과학회는 동물실험 연구에서도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이 안구표면의 손상이 더 심했고, 반복 노출 시 안구표면 보호물질(뮤신)의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보고했으며, 염증을 증가시키는 물질이 눈뿐만 아니라 목 림프샘에서도 증가해 눈에 염증을 유발하고 손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전연숙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는 눈, 코, 입, 기관지 점막 등 공기와 만나는 인체의 부분에 들러붙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라며 "미세먼지는 단순 먼지가 아니라 규소,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질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들이 포함돼 알레르기성 각결막염, 독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눈물의 양이 부족해 이물질을 희석하는 능력이 부족한 안구건조증 환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또한, 콘택트렌즈 착용자는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 렌즈 표면에 달라붙어 계속 눈을 자극하므로 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고 렌즈 세척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눈꺼풀 부종, 가려움, 이물감, 눈물 흘림, 충혈, 통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각막염이나 각막 궤양이 발생한 경우, 심한 통증, 눈부심 및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완벽히 차단하는 방법은 없으므로 최대한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전연숙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외출 시에는 되도록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렌즈를 사용할 때는 일회용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시력이 나쁘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 시 마스크와 함께 선글라스, 고글,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실제 안과에서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호 안경 처방을 하면 약 70% 정도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외출 후에는 손을 반드시 씻어야 하며,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눈이 가렵다고 비비면 알레르기 염증이 심해지고,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으므로 비비지 말고, 차가운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가려움이 심할 경우 깨끗한 수건에 찬물을 적시거나 얼음을 감싸 냉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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